"원격서비스 개방하니 되레 IP 차단..韓기업 역차별 풀렸으면"

■ 코로나 극복 힘보태는 서형수 알서포트 대표
무료 캠페인 펼쳤지만 공공기관서 막혀
'줌' 등 해외기업 시장 잠식 늘어 아쉬움


서형수(사진) 알서포트 대표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고 ‘곧 우리나라에도 여파가 닥치겠구나’라고 생각했다. 곧이어 그의 생각은 재택근무·화상회의와 같은 원격업무에 대한 솔루션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는 데까지 미쳤다. 알서포트는 서 대표의 지시로 코로나19 사태에 즉시 대응할 준비를 시작해 서버와 서비스 등을 대거 증설하기 시작했고, 지난 2월부터 3개월째 누구나 무료로 원격솔루션을 쓸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방하고 있다. 그는 “이번 무료서비스와 서버증설 등으로 막대한 비용을 감내하고 있지만 고객들께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 싶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알서포트가 서비스 무료개방 캠페인을 펼치면서 다른 국내 기업들도 원격지원솔루션 무료제공 행렬에 동참했다. 그러나 정작 국내 기업들이 비용을 감수해가면서 원격솔루션시장의 판을 깔아 놓으니 ‘줌(Zoom)’과 같은 글로벌 원격솔루션 서비스를 하는 해외 기업들이 편승해 국내 시장을 잠식해가는 것이 현실이다. 서 대표는 “일부 글로벌 기업들의 원격솔루션 브랜드 인지도가 높다 보니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더 몰릴 수는 있다”면서도 “외산 제품과 기술적 차이가 없다면 한국 기업의 서비스를 선택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우리도 추가 기술과 지원에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비용을 감내하며 국난 극복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공공원격솔루션 시장에서는 해외기업에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국내 공공기관 등의 보안 담당자들이 정보보안을 위해 국내 원격솔루션 서비스로의 IP 접속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지만 정작 줌과 같은 글로벌 서비스 접속은 차단되지 않고 있다는 게 그의 전언이다. 알서포트의 경우도 자사의 원격솔루션 서비스 중 하나인 ‘리모트미팅’이 주요 공공기관들로부터 접속 차단을 당했다가 하소연해서 최근에야 겨우 접속경로를 열 수 있었다고 한다. 서 대표는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금융권에 대한 원격지원솔루션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금융기관 망분리 정책을 조금 더 유연성 있게 적용해줄 것도 제언했다.

그는 “줌은 15년 이상 (화상회의 서비스 등에서) 한 우물을 팠던 기업이지만 우리 회사 역시 원격솔루션 기술에서 18년간 한 우물을 팠다”며 “글로벌 기업을 극복하는 길은 결국 기술을 높이는 길밖에 없다고 보고 인적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현재 사내 인력의 60%가량을 연구개발(R&D) 분야 인재로 확충했다”고 소개했다. /민병권·김성태기자 newsroom@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