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고3 학생들이 손꼽아 기다려 온 서울시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가 무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10명 내외로 크게 줄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교육부가 등교 시험 불가 방침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올해 첫 학력평가 성적을 토대로 대입 전략을 짜려던 고3 학생들은 비상이 걸렸다.
서울시교육청은 오는 24일 고3이 치를 예정이었던 학력평가가 등교 시험에서 원격 프로그램으로 대체된다고 20일 밝혔다. 전국 단위 채점 및 성적 산출이 이뤄지지 않는 자율 시험으로서 사실상 시험 취소다.
애초 올해 첫 학력평가는 3월 12일 전국 고교 102만명(1,899교)을 대상으로 치러질 계획이지만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고3만 응시하도록 방침이 정해졌다. 학평 주관 교육청인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일 온라인 개학 후 원격수업 기간이더라도 고3은 24일 학교에 나와 시험을 볼 수 있다고 안내했다. 촉박한 입시 일정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4월 말 부분 등교 가능성을 언급한 점을 고려했다.
하지만 교육부가 이날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에 24일 등교 불가 방침을 통보하면서 학력평가를 나흘 앞두고 등교 응시가 취소됐다. 학력평가 주관 교육청인 서울시교육청은 “교육부 지침 상 등교가 불가해져 예정된 날짜에 시행이 곤란해졌고 시도교육청 협의 결과 학사일정 부담 때문에 순연 실시도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예정된 날짜에 원격 시험을 치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교는 시험 당일 오전 ‘드라이브 스루’(자동차에 탑승한 채 수령), ‘워킹 스루’(개별 방문 수령) 등 학생 간 대면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문제지를 배부한다. 학생은 교육청이 안내한 시험 시간표에 따라 문제를 풀면 된다. 학교 자체 원격수업계획에 따라 학력평가 실시를 당일 출결 및 수업시수로 인정할 수 있다. 미참여 학교와 학생의 경우 별도 원격수업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학력평가 성적을 토대로 입시 전략을 짜려던 고3 수험생들의 혼란이 불가피해졌다. 성적 처리가 되지 않아 자신의 성적이 전국 학생들과 비교해 어느 정도 수준인지 판단할 기회를 놓쳤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고3은 개학 직후 치러지는 3월 학평 성적을 토대로 정시와 수시 중 어디에 지원할지 결정하고 입시 전략을 세운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