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가 종전보다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됨에 따라 두 달 가까이 중단된 종교활동을 재개하기로 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20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지침을 준수하는 경우에 한해 기도와 법회 등을 부분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전국 사찰에 지침을 시달했다고 밝혔다. 조계종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2월23일부터 전국 모든 사찰의 법회와 모임을 중단해왔다.

조계종은 이날 전국 사찰에 전달한 ‘청정 사찰 실천 지침’을 통해 모든 신도과 방문객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상주 대중과 종무원들도 마스크 착용을 일상화하도록 했다. 법당과 전각 출입 시에는 출입기록을 작성하고, 발열·기침 등 증상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사찰과 전각 입구에는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코로나19 예방상황 게시도 의무화했다.


조계종은 법회 진행 시 각 사찰에서 지켜야 할 별도의 지침도 마련했다. 법회 등 행사에 참석하는 신도들은 사전에 발열·기침 등 증상 유무를 확인하고, 역사조사가 필요한 경우를 대비해 출입명단을 작성해야 한다. 사찰에서는 법회 참석자들이 1m 이상 간격을 유지해 앉도록 안내하고, 되도록 실내보다는 야외공간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나 기저 질환이 있는 신도는 법회에 참석하지 않도록 사전에 안내해야 한다.


천주교도 미사를 재개한다. 서울대교구는 이날 염수정 추기경 명의로 된 공문을 통해 코로나19로 중단한 신자들과 함께하는 미사를 오는 23일부터 재개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26일 신자와 함께하는 미사를 중단한 지 2개월 만이다. 다만, 면역력이 약한 신자와 초·중·고교생, 심리적 부담이 큰 신자들에게는 주일미사 침례의무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또 당분간 단체활동과 모임 등은 별도 지침이 있을 때까지 중단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서울대교구는 ‘코로나19 집단 감염 예방을 위해 본당에서 지켜야 할 수칙’을 정리해 232개 성당에 전달했다. 미사 중에 신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성체를 모시는 순간에만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서울대교구는 미사 재개를 대비한 신자 확인용 바코드 기록 서비스도 개발했다. 서울대교구 전산정보실이 개발한 바코드 기록서비스는 신자에게 부여된 바코드를 성당 입구에 마련된 리더기에 읽히기만 하면 된다.

서울대교구가 신자와 함께하는 미사를 재개함에 따라 다른 교구들도 조만간 미사 재개에 나설 전망이다. 전국 16개 교구 가운데 지난 4일 미사를 재개한 제주교구에 이어 원주교구, 대전교구가 오는 23일부터 미사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개신교계에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오는 26일 현장 예배를 재개하기로 하는 등 이번 주 주말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현장 예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 12일 부활절 예배를 온라인으로 대체한 교회들은 오는 26일 부활절 기념예배를 시작으로 현장 예배를 재개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