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선 전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 회장.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고교 감독 시절 축구부 운영비 등을 횡령한 혐의와 학부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정종선 전 고교축구연맹 회장이 자신의 사건에 대해 “부정 입학 요구를 들어주지 않아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성폭행 피해자 측은 ‘거짓말’이라며 분노했다.
정 전 회장은 2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유사 강간·업무상 횡령 등 사건 1회 공판에서 억울하다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정 전 회장은 “의혹에서 시작된 인지 수사로 1년 넘게 조사받았다”며 “처음에는 부정청탁금지법 위반과 대학 부정 입학에 대해 조사받았고 횡령, 갑질, 그 다음에 성추행이 나오더니 성폭력이 나왔다”고 했다. 그는 “이번 사건은 학부모가 자기 자식의 부정 입학을 요구했으나 내가 들어주지 않아 조작된 사건”이라며 “2016년 성추행 피해자는 1학년생의 부모로 한 번도 대화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회장의 변호인도 “업무상 횡령과 부정청탁금지법 위반에 대해서는 그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했고 범의도 없었다”며 “성폭력 부분은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변론했다.
정 전 회장은 서울 언남고 감독 재임 시절 학부모들로부터 축구부 운영비와 성과금 등 각종 명목으로 거액을 받고, 해외구단이 학교에 지급한 훈련보상금 일부를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학부모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도 있다.
이러한 정 전 회장 측 주장에 성범죄 피해자 측은 재판 후 정 전 회장의 발언에 대해 “뻔뻔스러운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은 “피해자가 총 3명인데 공소시효의 문제가 있어서 한명만 공소장에 들어갔다”며 “3명이 피해 패턴이나 방식, 장소, 행위 등이 굉장히 유사해 다른 피해자들도 증인으로 법정에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피고인이 두 분이 학부모라는 걸 본인이 알고 누구 엄마라고 부르면서 본 적도 없다고 주장하다니 뻔뻔스러운 거짓말”이라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자신의 범죄를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 유체 이탈 화법을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