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지 원지 제조업체인 조선내화(000480)가 알려져 있다. 조선내화는 삼정펄프가 투자한 같은 펀드에 320억원을 투자해 76%의 지분을 확보했으며 또 다른 펀드인 ‘케이씨지아이제1호의1’에도 250억원을 출자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말 ‘케이씨지아이 제1호의 12’에 200억원을 투자했다. 통상 PEF 출자자들은 베일에 가려져 있는 경우가 많지만 삼정펄프는 투자 내역을 주주들에게 비교적 상세하게 공개하고 있다.
다만 삼정펄프가 펀드에 출자한 구체적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회사는 평소 상장기업 주식 투자와 금융상품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지만 ‘행동주의’ 투자 분야에서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삼정펄프 측은 투자 배경에 대해 “내부 자금을 운용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정펄프는 사모펀드 업계에서 숨겨진 큰손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주식·채권·펀드 등 금융상품에 투자한 규모가 800억원을 넘어선다. 삼정펄프의 시가총액은 약 560억원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연간 금융 상품 투자 규모가 시가총액보다 큰 셈이다. 주식을 제외하고 출자한 금융 상품 수만 50여개에 이른다. 지난해 삼정펄프의 현금성 자산 및 유동금융 자산은 약 700억원이며 비유동 금융자산은 470억원이었다.
삼정펄프의 투자 내역을 살펴보면 KCGI 펀드에 투자한 규모는 상대적으로 크다. 한 상품에 적게는 4,000만원, 많게는 100억원까지 투자하는데 KCGI에는 5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펀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한 ‘알펜루트몽블랑V익스플로러1전문투자형사모투신제1호’로 현재 45%대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 밖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라임자산운용의 플루토·새턴펀드에 투자해 운용 손실을 입기도 했다. /조윤희·강도원기자 choy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