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블루밸리 산업단지 활기...임대로 분양전환 후 '완판'

임대료, 분양가의 1% 수준 그쳐
입주신청률 공급대비 165% 달해
'지방산단 미분양 해법제시' 평가도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단 조감도./사진제공=LH

철강경기 침체 등으로 입주기업을 찾지 못하던 경북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가 공급방식을 임대로 전환한 후 입주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경기 둔화 장기화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는 지방 산단에게 공급방식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포항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경북 포항시 남구 동해·장기면 일원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기업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블루밸리 산단은 1단계 293만㎡, 2단계 314만㎡ 등 총 608만㎡ 규모로, 지난 2014년 10월 1단계 단지조성 공사가 시작돼 현재 98%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주요 유치업종은 기계·철강·선박·자동차부품 및 에너지·정보기술(IT) 등이다.


2016년 9월 1단계 산업용지 첫 분양에 나섰으나 글로벌 철강경기 침체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입주를 확정한 민간기업은 1~2곳에 그칠 정도로 분양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1단계 산업용지 136만㎡중 50만㎡를 임대전용산단으로 전환, 부지매입 비용 절감 등 기업의 입주부담이 줄어들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블루밸리 임대산단의 3.3㎡당 연간 임대료는 5,600원으로 분양가격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통상 국가산단 내 임대단지의 임대료는 분양가의 3% 수준이지만 지난 2017년 11월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침체된 지역경기 활성화 등 포항의 특수한 사정을 감안해 추가 인하한 것이다. 여기에 포항시도 올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입주기업에 대해서는 3년 간 임대료의 50%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입주기업의 초기 부담금이 크게 낮아졌다.

실제로 지난달 블루밸리 임대산단 첫 공급에 나선 결과 공급면적 대비 165%에 달하는 높은 입주 신청률을 기록하며 모두 공급됐다. 임대단지에 입주를 확정한 기업은 신화테크(전기차 배터리종합관리), 해동엔지니어링(전기 변환장치 제조), 엔씨이노션(축전지 제조), 스페이스모빌(트레일러 제조) 등 10개에 이른다. 포항시는 다음달 이들 기업과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초기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 해소로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항 블루밸리 산단 위치도./사진제공=LH

임대단지의 입주 열기가 고조되면서 분양단지도 덩달아 주인을 찾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이 조만간 2,500억원을 투자해 블루밸리 1단계 분양단지에 인조흑연 음극재 공장을 착공한다. 2차전지 산업의 급격한 성장에다 천연흑연 대비 출력·저장능력이 뛰어난 인조흑연 음극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시장선점을 위해 투자에 나선 것이다. 특히 포스코케미칼의 대규모 투자가 불씨가 돼 뉴테크LIB 등 2차전지 소재 기업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블루밸리에 대한 입주 수요가 확인됨에 따라 LH는 미뤄온 2단계 착공에 나설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블루밸리가 포스코케미칼 등의 투자로 미래 성장동력인 배터리산업 중심 사업지구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며 “2단계 조성은 오는 9월쯤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코로나19 등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연이은 기업투자로 블루밸리의 경쟁력을 확인했다”면서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적극 유치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포항=손성락기자 ss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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