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출이 불붙인 은행 '언택트 전쟁'

늘어난 대출수요 창구서 감당 안돼
신한銀 이차보전 대출 모바일 진행
기업銀도 내달부터 비대면 서비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언택트(비대면) 경제’가 부상한 가운데 금융권에서도 언택트 전쟁이 불붙었다. 일찍이 모바일·온라인 서비스 개발에 집중해온 은행들이 소상공인을 위한 초저금리 대출에서 선제적으로 모바일·인터넷 등 비대면 채널을 구축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은행권의 언택트 경쟁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오는 5월부터 소상공인 초저금리 대출에서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한다. 서비스가 본격 운영되면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대출 신청부터 대출금 수령까지 모두 비대면으로 가능해진다. IBK기업은행 측은 “대출 과정에서 공인인증서가 필요하지만 완전히 비대면으로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용자뿐 아니라 은행 입장에서도 대출서류를 전자서류(형태)로 보관하면 돼 편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6일부터 코로나19로 자금난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연 1.5%의 초저금리로 대출해주고 있다. 신용등급 1~6등급의 소상공인이 대출 대상일 뿐 아니라 지역 신용보증재단의 보증서 심사·발급 업무까지 대행해주면서 다른 시중은행보다 기업은행에 많은 사람이 몰렸다.


이에 그동안 모바일 앱을 개발하며 쌓아온 기술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관련 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이다. 기업은행은 2018년 공인인증서 대신 여섯 자리의 비밀번호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아이원 모바일뱅킹을 개편하는 등 모바일 앱 개발에 적극적이었다.

신한은행 역시 일찍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이차보전 대출의 전 과정을 모바일 앱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모바일 앱으로 대출을 신청하고 고객이 동의하면 해당 영업점이 사업자등록증·납세증명서 등을 조회·심사한 뒤 결과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신한은행이 2018년 모바일뱅킹 앱 ‘쏠’을 출시하는 등 서둘러 비대면 서비스 개발에 주력해온 만큼 코로나19로 대출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다른 은행들도 저마다 코로나19 대출 수요를 비대면으로 소화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NH농협은행은 모바일에서 대출 신청만 받고 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현재로서는 서류 제출 및 심사 등을 이유로 소상공인 이차보전 대출에서 비대면 서비스가 불가능하다. 다만 두 은행 모두 이달 중 모바일로 대출 신청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개발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은행권이 생존을 위해 언택트 관련 기술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고 본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의 상당수가 중장년층이어서 비대면으로 대출을 진행하기가 쉽지만은 않다”면서 “본인이 어떻게든 배우거나 자녀한테 맡겨서라도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수요가 높아 최대한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비대면 서비스를 구현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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