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 날린 유나이티드항공, 2분기가 더 두렵다

1분기 2.5조 손실 전망되지만
3~4월 '코로나 실적' 반영 안돼
濠 2위 항공사는 법정관리 돌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여행수요 급감의 여파로 법정관리와 파산신청에 돌입하는 항공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지더라도 당분간 소비자들의 해외여행 수요가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항공업계의 침체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항공은 1·4분기 21억달러(약 2조5,800억원)의 세전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규모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17% 감소한 80억달러에 그쳤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실적악화의 원인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여행수요 급감을 제시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해에만 3억6,700만달러의 수익을 내는 등 우수한 실적을 보였으나 코로나19에는 속수무책이었다.


문제는 2·4분기 실적이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점이다. 1·4분기 매출이 17% 감소에 그친 것은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이 3월 중순에서야 본격화됐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유나이티드는 3월 말 2주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하루 약 1억달러의 수익을 잃었다고 밝혔다. 재택대기령 등으로 여행수요가 사라진 4월부터의 실적이 반영되는 2·4분기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유나이티드항공은 미국 재무부에 최대 5년간 45억달러 규모의 융자를 신청한 상태다.

21일(현지시간) 한 여행객이 호주 애들레이드 공항 출국장에서 버진오스트레일리아 사인 앞을 지나고 있다. /애들레이드=AFP연합뉴스

다른 글로벌 항공사의 상황도 좋지 않다. 블룸버그통신은 호주의 2위 항공사인 버진오스트레일리아홀딩스가 법정관리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미 약 50억호주달러(3조8,800억원) 규모의 장기부채로 고전하던 이 항공사는 지난달 광범위한 여행금지 조치로 대부분의 항공편을 감축하면서 재무상황이 급격히 악화했다. 결국 정부에 14억호주달러의 대출을 요청했으나 이마저 거절당하면서 법정관리의 길을 걷게 됐다.

노르웨이항공은 스웨덴과 덴마크의 자회사 4곳이 파산신청을 하고 유럽과 미국에서 직원들과의 계약을 종료하면서 4,700명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파산신청을 한 자회사는 조종사와 승무원을 고용하는 곳들이다. 노르웨이항공은 지난 10년 동안 유럽에서 세 번째로 큰 저가항공사로 성장했으나 80억달러의 부채가 발목을 잡았다. 야코브 슈람 노르웨이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최후의 결정을 피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고 스웨덴과 덴마크에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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