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실기업 살리려다 부동산 버블만 키울라

간쑤은행 등 구제에 1조 썼지만
저리 대출 사업자들 부동산 투자
당국, 주택값 오르자 부양 딜레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으로 부실화하는 금융기관·기업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딜레마에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실기업을 살리기 위한 자금 지원이 한편으로는 고질적인 부동산 버블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최근 파산위기에 처한 간쑤은행을 구제하기 위해 간쑤성 정부는 62억위안(약 1조700억원)을 전격 투입했다. 간쑤성국유자산투자그룹 등 4개 국유회사가 이번 은행 증자에 참여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19로 대출기업의 부실이 늘어나면서 간쑤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5억1,100만위안에 그쳐 전년 대비 85.1% 급감했다. 더욱이 43억위안의 별도 손실이 공개되며 여러 지점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이 발생하기도 했다. 정부로서는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셈이다.


반면 정부의 자금 지원이 오히려 부동산 가격을 들썩이게 하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광둥성 선전지행은 전날 관내 은행에 부동산담보 경영자금 대출현황을 조사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일반 대출이자의 절반에 불과한 최저 2%의 저리로 돈을 빌려 간 중소기업인들과 개인사업자들이 이를 사업 목적으로 쓰는 대신 주택을 사들이고 있어서다. 지난 3월 선전의 신규 및 중고주택 가격은 전달보다 각각 0.5%, 1.6% 올라 중국 대도시 가운데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통화팽창이 부동산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중국 당국이 기준금리 인하 등 공격적인 정책을 펴는 데 주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이 앞으로 3년간 2,000억위안(약 34조5,700억원)을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추가로 투자하기로 해 주목된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되는 데 따른 선제 투자인 셈이다.

알리바바 측은 “클라우드 운영체계(OS), 서버, 반도체, 네트워크를 포함한 핵심기술 연구개발과 디지털허브 구축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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