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퍼펙트스톰 벗어나려면 경제사령탑에 힘 실어야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로 이달 1~20일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26.9% 감소한 217억2,9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도체·승용차·석유제품·무선통신기기 등 주요 수출품목 대부분이 주저앉았다. 코로나19 탓에 글로벌 수요가 뚝 떨어진데다 수출에 필요한 하늘길과 바닷길이 대부분 막혔으니 당연한 결과다. 그러잖아도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던 소비는 코로나19 이후 완전히 가라앉아 내수기업들은 물론 소상공인들도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경제 중앙대책본부 체제 가동을 지시한 것은 기업 활동 위축에 따른 실업자 증가와 기업 파산 등 경제 충격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강조한 대로 ‘K방역’에 이어 ‘K경제’까지 위기 극복의 모범이 되려면 경제 중대본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경제 중대본의 수장을 맡은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제대로 힘을 실어줘야 하는 이유다.

홍 부총리는 그동안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몇 차례 공격을 받아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홍 부총리는 지난달 민주당의 1차 추가경정예산안 증액 요구에 난색을 표하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로부터 해임을 건의할 수 있다는 압박까지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이후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범위 결정을 위한 당정청협의회에서는 재정 건전성을 근거로 소득 하위 70% 가구에 지급하는 방안을 고수하다 여당과 청와대 양쪽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방역이 외국으로부터 그나마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한 전문가집단이 주도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로 불리는 지금의 난국을 헤쳐나가려면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고 경제적 관점에서 효율적으로 판단하고 빠르게 집행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문 대통령이 경제사령탑을 흔드는 경제 문외한들의 외풍을 막아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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