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경제 중앙대책본부 체제 가동을 지시한 것은 기업 활동 위축에 따른 실업자 증가와 기업 파산 등 경제 충격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강조한 대로 ‘K방역’에 이어 ‘K경제’까지 위기 극복의 모범이 되려면 경제 중대본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경제 중대본의 수장을 맡은 홍남기 경제부총리에게 제대로 힘을 실어줘야 하는 이유다.
홍 부총리는 그동안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몇 차례 공격을 받아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홍 부총리는 지난달 민주당의 1차 추가경정예산안 증액 요구에 난색을 표하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로부터 해임을 건의할 수 있다는 압박까지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이후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범위 결정을 위한 당정청협의회에서는 재정 건전성을 근거로 소득 하위 70% 가구에 지급하는 방안을 고수하다 여당과 청와대 양쪽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의 방역이 외국으로부터 그나마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한 전문가집단이 주도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로 불리는 지금의 난국을 헤쳐나가려면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고 경제적 관점에서 효율적으로 판단하고 빠르게 집행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문 대통령이 경제사령탑을 흔드는 경제 문외한들의 외풍을 막아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