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투자전략]코스피, 김정은 위독설·국제유가 이틀째 폭락…변동성 확대 불가피

[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국내 증시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위독설과 이틀 연속 국제유가 폭락에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북한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은 상태여서 김 위원장의 잠적이 장기화될 경우 증시는 불확실성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날 미국 CNN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심혈관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빠진 상태라는정보를 미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2일 이후 김정은이 공개 활동을 하고 있지 않으며, 특히 15일 태양절 (김일성 주석의 생일)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점이 김정은 위독설을 증폭시켰다. 이 소식에 주식시장에 전해지면서 전날 코스피는 장중 45포인트 하락한 1,841포인까지 밀렸고, 원/달러 환율은 18원 급등하는 양상을 보였다. 다만 정부가 김정은 건강 이상설 관련 특이동향이 없다고 발표하면서 금융시장은 소폭 안정을 되찾았다.

미국 증시는 국제 유가가 대폭락한 가운데 IBM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약세를 보였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31.56포인트(2.67%) 하락한 2만3,018.8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86.60포인트(3.07%) 떨어진 2,736.56, 나스닥종합 지수는 297.50포인트(3.48%) 급락한 8,263.23으로 장을 마감했다.

IBM(-3.03%)은 소프트웨어 매출 부진으로 예상을 하회한 실적을 발표한 여파로 하락 했다. 아마존(-2.74%), MS(-4.14%) 등도 하락했다. 코로나로 인한 개별 기업들의 신용 리스크가 확산되자 JP모건(-2.90%), BOA(-3.82%),웰스파고(-3.03%) 등 금융주는 부진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6월 인도분은 43% 폭락한 배럴당 11.5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배럴당 마이너스(-) 37.63달러로 마감한 WTI 5월 인도분은 이날도 장초반 마이너스권에 머물다 장 후반 반등에 성공하며 배럴당 10.01달러로 폐장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2일 “미 증시가 원유시장 붕괴와 IBM 의 부진한 실적 발표로 하락했다”며 “관련 이슈는 전일 한국 증시에 이미 선반영이 되었던 측면이 있으나, 투자심리 위축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4.73%급락하는 등 기술주가 미 증시 하락을 주도해 한국 증시 조정은 불가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서 연구원은 “국제유가 급락에도 불구하고 미국 에너지 기업들의 경우 급락을 모면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과거 국제유가가 급락했을 때 관련 기업들이 신용 리스크가 부각되며 글로벌 주식시장위축을 불러왔으나, 오늘은 트럼프가 에너지 산업을 위한 긴급 자금 조성을 지시했고, 텍사스지역의 에너지 산업의 규제 기관이 감산 여부를 논의하는 회의를 열었다는 긍정적 소식도 나오고 있다. 미국 내에서 감산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는 점은 향후 원유시장 안정의 기대를 높인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위중설도 주목해야 할 변수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일단 금융시장의 안정화가 예상되지만, 김정은 잠적 장기화 시 증시의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원은 “5월까지도 김정은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북한 체제의 안정성에 대해 투자자들이 재차 의구심을 품으면서 주가·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후계구도 변화에 따라 상당기간 북한의 비핵화를 기대하기 어려워질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면서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으나, 이 경우 북한 체제 붕괴 가능성도 제기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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