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호 맥킨지 한국사무소 파트너가 2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아시아 금융 생존전략 및 국내 금융업 시사점’을 내용으로 주제강연을 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김수호 맥킨지 한국사무소 파트너가 금융사에 잠재 자산관리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객 연령이 높아질수록 자산관리를 필요로 하지만 오히려 고령으로 갈수록 금융자산보다 부동산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금융소비자의 금융사에 대한 불신으로 결국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부동산에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 파트너는 2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한국 시장이 2025년께 초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근로소득이 없거나 자본소득으로 생활해야 하는 사람들이 현금흐름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에서 자산관리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존재한다”며 “이 같은 자산관리 유인이 증가하고 있지만 금융자산 비중이 전혀 늘고 있지 않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소비자도 장기적인 수익을 가져다주는 금융 수단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가계 자산에서 부동산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은 결국 금융사가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라임펀드 사기 등 일련의 사태로 고객 신뢰가 더 떨어졌다”며 “금융사가 이를 고객의 신뢰를 재건할 (마지막) 기회로 삼지 못한다면 (신뢰 제고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조 강연자로 나선 윤석헌 금융감독원장도 “한국은 올해부터 생산가능인구 대비 노인 비중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지만 고령으로 갈수록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아지고 있다”며 “이는 한국 금융산업과 사회가 고령화에 대한 최소한의 대비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이 2018년 발표한 대차대조표에 따르면 한국의 가계 자산 구성 가운데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5%, 금융자산은 24%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65%), 일본(5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