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공주대 논문 제3저자로 등록돼 있는 것과 관련해 인턴 시작 전부터 담당 교수의 지시로 논문 초록(抄錄)에 이름을 올렸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정경심 동양대 교수 변호인 측은 실험 과정에 조씨가 어느 정도 역할을 했다며 검찰 주장에 반박했다.

2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25-2부(재판장 임정엽) 심리로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논문 1저자 최모씨는 ‘조씨 이름을 갑자기 추가하기로 결정한 것은 김광훈 공주대 생명과학과 교수로 보인다’는 검찰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검찰이 “김 교수가 조씨를 제 3자로 넣자로 했을 때 말한 내용을 말해달라”고 하자 최씨는 “그때 교수님께서 ‘이 친구가 같이 일본 학회를 가고 싶어 한다. 그런데 아무 조건 없이 데려갈 순 없다’고 말했다”며 “‘(조씨가) 너를 돕는 걸로 해서 포스터에 이름을 기재하는 것으로 하고 같이 가는 게 어떻겠냐’고 했고, 당시 학술논문에 (조씨의 이름이) 들어가는 게 아니고, (영문초록과) 포스터에 들어가는 거라 크게 문제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최씨는 초록을 일본학회에 제출한 후 조씨가 공주대 생물학연구소에 와서 만났던 사실은 인정했다. 또 조씨가 찾아와 홍조식물 배양 작업을 물갈이 등을 3~4시간 정도 도와줬다고도 했다. 이에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조씨가) 실제 했던 행위는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물갈이라고 한거지, 그 행위가 배양 과정에 필요했던 것 아니냐”고 물었다.


최씨는 “조류는 바다에서 자라는 것이니 고정돼 있으면 썩어서 빠르면 2, 3일에 한 번 물을 갈아야 한다”며 “그 사이에 조류가 자라는데 그 자란 개체를 집어서 다른 새 물로 옮기는 과정을 (검찰 조사에서) 물갈이라고 말씀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씨의 논문 기여도에 대해 “전체 퍼센트(기여도)를 여쭤보시면 제 생각엔 (조씨의 역할이) 1~5% 정도 된다”고 답했다.

‘결국 조씨가 물갈이를 한 것이 연구결과에 전혀 반영되진 못한 것이냐’는 검찰 측 질문에는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전체적 실험결과에 반영되진 않았지만 중간에 진행된 실험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최씨는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김 교수가 자신에게 조민을 소개해준 것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날 재판에선 기억이 난다고 진술을 바꿨다. 그는 “당시 교수님께 누가 될까 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조씨는 2009년 일본 조류학회에 발표된 논문 포스터와 포스터의 기초가 된 논문 초록 등에 제3저자로 이름을 올렸고 이 경력을 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활용했다. 검찰은 조씨가 연구나 실험에 참여하지 않고 포스터·논문 초록에 제3저자로 이름을 올렸다고 판단하고, 정 교수에게 공주대에서 허위의 체험활동확인서를 발급받아 입시에 활용한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긴 상태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