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딸 조민씨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앞두고 김광훈 공주대 생명과학과 교수를 만난 녹취록이 공개됐다. 검찰은 해당 녹취록을 ‘거짓말 리허설’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판사 임정엽)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공판기일에는 정 교수의 서울대 동기 김광훈 교수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교수는 조씨가 고등학생일 때 공주대 대학원 연구실에서 인턴을 했다고 확인서를 내준 교수다.

검찰은 “거짓말 리허설을 입증할 것”이라며 당시 정 교수가 녹음한 파일을 법정에서 제시했다. 녹취록에는 조씨와 정 교수, 김 교수의 목소리가 나온다. 앞선 검찰 조사에서 김 교수는 이들과의 만남에 대해 “조씨가 서울대 의전원 1차에 합격했고, 2차를 통과해야 해서 도움을 요청하겠다고 해서 만났다”고 설명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 교수는 조씨에게 “혹시 그것들이 질문에 나오면 알기는 해야 한다”고 말한다. 검사가 이 부분을 두고 “‘이 질문’은 서울대 의전원 면접관 질문이 맞느냐”고 묻자, 김 교수는 “맞다”고 답했다. 또 김 교수가 “경험을 하고 싶어서 엄마 지인 소개로 갔다 왔고, 참여하다 학회가 있다는 걸 알아서”라며 조씨의 일본 학회 참석 경위를 꾸며준다.


이어 “네가 영어를 잘하니 가서 직접 발표를 할 때는 네가 해야겠다. 연구한 언니는 영어를 못하는 걸로 하고. 그래서 공동저자로 들어가게 됐다고 하라”며 조언한다. 그 뒤 “뭘 했는지는 정확하게 이해는 해야 하잖아”라며 조씨에게 연구 내용을 상세히 설명하면서 “상까지 받았다면 사람들이 이것도 안 믿을거야”라고 덧붙인다.

조씨는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주로 “네”라고 연이어 대답한다. 검사가 “증인이 조씨에게 ‘뭘 했는지는 정확히 알아야 하잖아’라고 한 건 조씨가 실제 그런 작업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인가”라고 묻자 김 교수는 “잊어버렸을 수도 있고 안 했을 수도 있고, 발표를 위한 과정이다”라고 대답했다.

김 교수는 앞선 경찰 조사에 해당 부분을 두고 “녹취록에 제가 조민에게 자세히 설명하지 않느냐, 솔직히 조민이 그걸 한 번이라도 수행해본 사람이라면 제가 그렇게까지 자세하게 설명하겠습니까”라고 진술한 바 있다.

검찰은 정 교수가 김 교수에게 체험활동 확인서를 써준 대가로 선물을 줬다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틀기도 했다. 김 교수는 “짧은 봉사치고 아주 좋은 선물을 받네”라고 웃으며 말했다. 정 교수와 조씨는 “넥타이가 좀 야한데”라고 농담을 던졌고, 김 교수는 “어 그래요?”라고 했다. 정 교수는 “내가 그걸로 결정하라고(했다)”며 덧붙였다.

반면 정 교수 측 변호인은 김 교수에게 “자녀나 학생 등이 법학전문대학원이나 의학전문대학원에 면접 시험을 보러가고 조언하고 가르쳐주는 일을 하지 않냐”고 물었다. 김 교수는 이에 “당연하다”고 대답했다. 또 “조민 외에도 대학원 면접 등에 응할 때 어떻게 답변할지 조언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김 교수는 “그건 항상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교수는 조씨에게 허위의 인턴활동증명서 4장을 발급해준 의혹을 받고 있다. 이날 가장 문제가 된 논문 초록과 포스터에 조씨가 제3저자로 등재된 것과 관련해 김 교수는 “(기여한 바가) 전혀 없다. (기여한 바가 없다는) 심증은 최씨도 마찬가지”라며 “고등학생이 무슨 기여를 하겠나”라고 증언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