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당 재건과 쇄신을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에게 맡기기로 결정한 가운데 21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전권을 요구한 김 전 위원장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홍 전 대표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아무리 당이 망가졌기로서니 기한 없는 무제한 권한을 달라고 하는 것은 당을 너무 얕보는 처사”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홍 전 대표는 “그럴 바엔 차라리 헤쳐 모여 하는 것이 바른길이 아니겠는가”라면서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버릴 때는 아니라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홍 전 대표는 지난 17일에는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 위원장으로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서 “그분은 카리스마도 있고, 오랜 정치 경력도 있고, 더불어민주당이나 우리 당에서 혼란을 수습해본 경험이 있다. 김 위원장이 오면 어떨까 생각을 해본다”면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홍 전 대표의 이날 언급은 김 전 위원장이 사실상 당 대표로 전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보인 데 대한 반격의 의미로 읽힌다.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연합뉴스
앞서 통합당은 이날 현약, 제21대 총선 당선인을 상대로 한 전화조사를 통해 김 전 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같은 당의 결정에 대해 일부 의원들이 결정 방식에 항의하는 등 내홍이 더욱 심화되는 모양새다. 선대위 구성 자체를 거부하고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의견도 여전하고 김 전 위원장이 무제한 임기와 전권을 요구한 것에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역인 김영우 의원은 이날 “조선시대도 아니고 반민주주의적인 발상”이라며 김 전 위원장의 전권 요구에 직접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통합당은 5월 말 개원할 21대 국회에서 원내를 지휘할 초대 원내대표 경선을 다음달 8일 치르기로 잠정 확정했다.
비대위체제에서는 위원장이 당 대표 권한을 갖기 때문에 당내 5선에 3선까지의 중진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전망된다. 5선의 주호영·정진석·조경태 의원과 4선의 권영세·박진 의원, 3선의 김도읍·장제원 의원 등이 거론된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