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성 착취 사건과 관련해 조주빈과 함께 텔레그램 ‘박사방’의 공동 운영자로 알려진 ‘부따’ 강훈이 17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성형주기자
인터넷주소(IP) 추적이 어려운 다크웹 사이트와 텔레그램 등 해외 보안 메신저를 이용해 아동 성착취물을 판매한 사회복무요원 20대 A씨가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23일 “다크웹 사이트 내 한국인 최대 커뮤니티인 코챈과 텔레그램, 위커 등 해외 메신저를 이용해 아동 성착취물을 유포한 A씨(23)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24일 구속 송치한다”고 밝혔다.
A씨는 다크웹 사이트 내 코챈에서 성착취물을 판매한다는 글을 게시하고 이를 보고 접근한 사람들과 텔레그램,위커를 이용해 대화한 후 가상 통화를 받고 아동 성착취물 영상과 사진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성착취물을 포함한 약 1테라바이트(TB) 규모의 1만9,000여개의 음란 영상과 사진을 보유하고 있었다.
경찰 측은 “A씨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중순까지 보름 정도 범행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직접 영상을 제작하지는 않았고 텔레그램 ‘n번방’이나 ‘박사방’ 운영진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성착취물 판매를 통해 거둔 금액이 얼마인지, 가상화폐를 주고 성착취물을 구매한 사람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추가 조사할 방침이다.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거래를 확인하기 위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글로벌 IT기업, 가상통화 거래소 등으로부터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텔레그램 외 해외 메신저 이용 성착취물 유포행위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강화중이다. 경찰은 조주빈이 운영한 텔레그램 대화방인 ‘박사방’ 사건을 계기로 텔레그램 내 디지털 성범죄 관련자들이 다른 외국 보안 메신저로 이동하는 이른바 ‘텔렉시트’(Telegram+Exit)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 측은 “이번 검거를 통해 추적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진 다크웹 사이트, 해외 보안 메신저도 수사망을 피할 수 있는 ‘안전지대’가 아님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특별수사본부는 텔레그램 등 온라인에서 이뤄진 디지털성범죄와 관련해 지난해부터 22일 기준 현재까지 340명(436건)을 검거하고 51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검거자 기준으로 지난주(309명)보다 31명이 늘었다. 피의자 연령대는 10대 106명(31.2%), 20대 142명(41.8%), 30대 72명(21.2%), 40대 14명(4.1%), 50대 이상 6명(1.7%)이었다. 피해자 연령대도 10대 81명, 20대 63명, 30대 17명, 40대 3명, 50대 이상 1명으로 10~20대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경찰은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알려진 지난해 하반기부터 디지털성범죄를 본격 수사해 왔으며 지난달 25일에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디지털 성범죄 대응을 위해 경찰청에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 수사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