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한파 속 조금씩 기지개 펴는 ‘언택트 채용’

코로나19로 대면 대신 화상면접 도입
SKT 온라인 채용설명회 이어 화상면접 예정
라인 신입 개발자 공채 100% 언택트 진행
“지방·해외 거주자도 응시할 수 있어 인재풀 넓어져”

SK텔레콤 구성원들이 스튜디오에서 온라인 채용 설명회 ‘T커리어 캐스트(T-Careers Cast)’ 중계를 준비하고있다./사진제공=SK텔레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봄철에도 ‘고용 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 IT 기업들은 서서히 ‘언택트(비대면)’ 방식으로 채용 기지개를 펴고 있다. 채용 설명회를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면접도 화상으로 진행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채용 풍경도 달라졌다.

GS(078930) 네오텍 등이 화상면접으로 인재를 뽑고 있다. LG CNS는 지난달 초부터 모든 경력직을 화상 면접을 통해 뽑고 있으며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이어갈 방침이다. SK C&C도 경력직 채용의 인성면접과 직무면접을 화상으로 진행했다.

SK C&C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인턴 채용 면접이 6월경 예정돼 있는데 그때도 코로나19가 계속된다면 화상면접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GS네오텍의 경우 올해 상반기 IT사업부의 공개 채용을 클라우드 기반 화상회의 서비스를 활용해 진행했다. 지원자가 사전 고지된 시간에 ‘아마존 차임(Amazon Chime)’에 접속해 면접에 참석하고 면접관은 이력서, 포트폴리오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질문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예정돼 있는 2차 임원 면접 역시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대면 혹은 언택트 방식 중 선택할 계획이다.


IT 기업들이 언택트 채용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이유는 1차적으로 면접관과 지원자들의 안전을 위해서다. IT 기업들은 이미 원격 툴 사용에 익숙한 만큼 선제적으로 채용을 온라인에 접목시켰다.

이번 언택트 채용이 다양한 인재를 끌어 모으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갖고 있다. 장소 제약 없이 누구든 면접을 볼 수 있는 만큼 해외나 지방에 있는 인재들도 채용 과정에 합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인 관계자는 “지원자들이 지방이나 해외에 거주해도 시간·장소에 상관없이 면접에 응할 수 있고 이동이나 대기에 필요한 시간도 줄일 수 있다”며 “실제로 이번 신입 공채 때 해외에 있는 인재들의 지원이 대폭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구직자들 역시 오프라인 채용 전형이 잇따라 취소·연기되는 상황에서 언택트 채용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구직자 2,22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2.7%가 실제 채용 위축을 체감하고 있으며 그 중 61.4%는 언택트 채용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언택트 채용을 원하는 이유는 ‘사람들과의 접촉이 부담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64.5%(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언제 어디서나 전형에 응시할 수 있어서 53.3% △더 많은 응시 기회가 주어질 것 같아서 38.6% △일정이 겹쳐 포기하는 일이 없어서 24.4% △온라인 방식이 훨씬 편해서 17.9% △직접 인사담당자와 대면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17.6% △경쟁자 영향을 받지 않고 내 실력을 발휘할 수 있어서 16.8% △지방, 해외 등 지원할 수 있는 기업 폭이 다양해져서 10.4% 순이었다.
/권경원기자·오지현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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