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소하리공장./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과 광주공장이 다시 가동을 임시 중단한다. 이번에는 부품공급 차질이 아닌 수요절벽 탓이다.
기아차(000270)는 소하리 1·2공장 가동을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다음달 22일부터 25일까지 중단한다고 23일 밝혔다. 휴무를 제외하면 총 8일 동안 조업을 멈춘다. 광주 2공장은 27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휴무를 제외하면 총 6일 동안 운영을 멈춘다. 하남 버스라인은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가동을 중단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출 물량이 급감한 데 따른 조치다. 소하리공장에서는 카니발·스팅어·K9·프라이드 등을, 광주 2공장에서는 스포티지 등 해외 수출 물량이 많은 높은 차종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기아차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과 유럽 등 유통 채널이 멈춰선 상황에서 공장 가동을 지속해도 재고만 쌓이게 되자 임시 중단을 결정했다. 기아차 노사는 휴업 기간 임금을 기존 관례대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기아차 소하리공장 최종 공정 라인에서 직원이 스팅어를 점검하고 있다./사진제공=기아차
전 세계 자동차업체들 역시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중순 기준으로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르노, PSA, GM, 포드, FCA, 테슬라, 도요타, 혼다, 닛산, 현대·기아차 등 13개 완성차 메이커의 글로벌 공장 가동률은 29% 수준에 불과하다. GM이 8개국에 보유한 38개 공장 중 34개(89.5%) 공장이 가동을 멈춰 타격이 가장 크고 메르세데스벤츠는 10개국에 보유한 27개 공장 중 24개(88.9%)에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의 공장 가동 중단 비율은 35.3%로 주요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자동차산업협회는 경쟁국 정부가 각종 지원책을 펼치고 있고 국내에서도 현대·기아차와 협력사 상황이 나날이 악화하는 만큼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주요 9개 도시에서 차량 구매 시 추가보조금을 지급하고 있고 신에너지차량(NEV) 구매보조금 및 취득세 면제 정책을 2년 연장하기도 했다. 영국의 경우 자동차 쇼룸, 중고차 주차장, 주유소, 렌터카 업체 등에 1년간 사업세를 면제하고 중소기업에 최대 2만5,000파운드(약 3,800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등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 요인에 의한 공장가동 중단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으나 앞으로 해외 요인에 의해 공장가동 중단이나 판매 급감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대출한도 유지나 신규 대출확대 등을 통한 33조원 규모의 기업차입 지원, 각종 세금 및 공과금 납부유예, 고용유지 지원금 확대 등을 통해 우리 기업들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