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1.2조 수혈받아도 '살얼음판'

1년내 갚아야 할 회사채 1조 넘고
월 고정지출 최대 5,000억 달해
"지원금으로 석달도 못 버틸수도"


한진(002320)해운에 대한 자금지원과 출자로 신용등급이 ‘A-(부정적)’로 강등됐다. 이어 2017년에는 ‘BBB(안정적)’ 등급으로 신용도가 하락했다. 현재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은 ‘BBB+(하향 검토)’로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지난달 대한항공을 신용등급 하향 와치 리스트에 반영했다. ABS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실적 악화가 지속될 경우 등급을 강등할 계획이다. 이 경우 대한항공은 ABS 조기 상환 트리거가 작동된다. 대한항공이 미래 항공매출을 담보로 발행한 ABS는 지난해 말 기준 1조7,137억원이다. ABS는 여객 실적이 일정 기준을 밑돌 경우 조기 상환을 청구할 수 있으며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에도 조기 상환 트리거가 발동돼 이를 상환하지 못하면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놓인다.

대한항공은 자구책의 일환으로 서울 송현동 부지를 비롯한 왕산레저개발 등 유휴자산 매각을 본격화했다. 전 직원 6개월 순환휴직을 실시하고 임원진은 월급여의 30~50%를 반납하는 등 비용절감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매각이 성사된다고 해도 수개월이 소요되는 터라 대한항공의 자금난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대한항공은 1조원이 넘는 적자가 예상되며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커졌다”며 “정석기업이 보유한 부동산 유동화, 계열사 지분 매각 등을 제외하고는 더 이상 자금을 마련할 방안이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차입금 상환이 계획돼 있지만 자금 마련에는 문제가 없다”며 “상반기가 지나면 코로나19가 잠잠해져 항공 수요가 회복돼 매출이 다시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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