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테마주들이 변천을 거듭하고 있다. 마스크·세정제로 시작된 인기가 진단키트·치료제로 옮겨가더니 최근에는 X레이 관련 종목의 몸값이 뛰고 있다.
코로나19 테마의 첫 스타트를 끊은 것은 판매 대란을 일으킨 마스크다. 마스크 생산업체 모나리자는 지난 1월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후 주가가 비약해 4,430원에서 순식간에 9,130원까지 치솟았다. 이외 웰크론·한국알콜 등의 주가도 크게 올랐다. 이후 국내 확진자 수가 세자릿수로 폭증하며 진단키트·치료제 종목이 코로나19 테마의 간판 자리를 꿰찼다. 대표적으로 서정진 회장이 나서 치료제 개발을 공언한 셀트리온이 3월 한 달간 35%, 진단키트 제조업체 랩지노믹스도 같은 기간 138%가량 몸값이 뛰었다. 이들 업체는 여전히 전염병 확산 전보다 높은 수준의 주가를 형성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최근 이들에게 쏟아졌던 관심이 X레이 업종에 몰리며 또다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4일 X레이 전문업체 디알젬은 전장보다 1.08% 빠진 1만3,700원, 디텍터(엑스선을 영상 자료로 볼 수 있도록 변환하는 장치) 전문업체 레이언스(228850)와 뷰웍스(100120)는 각각 1만3,500원(-1.46%), 3만7,850원(-0.39%)에 마감했다. 하지만 이달 1일부터 이날까지 디알젬의 주가가 79% 오른 것을 비롯해 레이언스(46%), 뷰웍스(23%) 등도 큰 폭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가 11% 오른 것과 비교하면 이들의 오름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코로나19로 인한 X레이 장비 수요의 급증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진단 검사 과정에서 일부 유증상자와 확진자의 흉부 방사선 촬영이 늘어났고 덩달아 병원 등 의료기관의 X선 관련 장비 수요도 수직 상승하고 있다. 특히 상황이 더욱 좋지 못한 해외발 수주가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현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디알젬의 지난해 연간 X레이 시스템 생산량이 2,334대 수준인데 최근에는 수요 급증으로 월 생산량을 1,000대로 늘려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업체의 서프라이즈 성적표는 ‘테마주를 넘어 실적주가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에 불을 붙이고 있다. 10일 디알젬은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이 22억6,000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592% 폭증한 수치다. 매출액도 전년 대비 77.6% 뛰어올라 208억원을 달성했다. 또한 관련 업계는 레이언스의 의료용 디텍터 수출 공급량이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