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먼저 재난지원금 지급에 나선 경기도는 유일하게 재난소득을 통한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그러나 카드사 대다수가 재난소득 사용 2~5일 뒤에야 차감 여부와 잔액을 알려주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재난소득에서 차감될 것을 기대하고 결제했다가 며칠 뒤에야 사용처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불만을 제기하는 사용자가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현재로서는 경기도와 협약한 신용카드사 13곳 가운데 실시간으로 재난소득 사용 확인이 가능한 카드사는 KB국민·롯데·삼성카드 등 3곳뿐이다. 다음달 지급될 정부의 전 국민 대상 긴급재난지원금도 신용카드를 통해 제공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카드사들은 향후 실시간 알림이 가능하도록 시스템 정비·전환을 검토할 방침이다.
카드사마다 재난소득 차감 알림에 시차가 발생하는 것은 각자 재난소득을 지급·관리하는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재난소득 이용금액과 잔액을 실시간으로 문자로 발송해주고 있는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의 경우 카드사 자체 포인트 충전·차감 방식을 적용했다. 기존의 프로세스와 아예 별도로 운영하기 때문에 사용 즉시 처리와 알림이 가능하고 사용자의 신용카드 한도와도 무관하게 쓸 수 있다.
반면 이외 대부분의 카드사는 재난소득을 청구할인·캐시백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 승인거래가 카드사에 매입되는 시점에야 처리가 가능하다. 2~3일에서 길게는 5일 후에 사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방식은 사용자가 기존 신용카드 한도를 초과한 경우 카드로 받은 재난소득도 쓸 수 없다는 맹점도 있다.
경기도가 신속 집행을 강조하면서 카드사들도 재난소득 지급·관리 시스템을 정비하고 사용처 등록을 할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용처 명단이 즉시 등록이 안 돼 매장마다 재난소득 사용이 가능한지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지자체와 협업해 미비점을 보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