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출석 앞둔 광주지법 긴장감…5·18단체 시위 예정, 경찰 병력 500여명 배치

전두환 전 대통령이 부인 이순자 씨와 함께 27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자택을 나와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18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 사자(死者)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9) 전 대통령이 재판에 출석하는 가운데, 재판이 열릴 광주지법 앞은 긴장감으로 가득하다.

27일 전 씨는 오전 8시 25분 경 부인 이순자(82)씨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나와 광주로 출발했다. 지난해 3월 11일 피고인으로 광주지법에 출석한지 약 1년 만이다.

5·18 단체는 전 씨 출석 소식에 법원 앞에서 전씨의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는 집회를 예고했다. 이날 정오쯤 5·18 단체는 법원 정문과 후문 등에서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특히 죄수복을 입은 전 씨가 무릎을 꿇고 묶여있는 모습을 한 이른바 ‘전두환 치욕 동상’을 법원 정문으로 가져와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퍼포먼스 등을 벌인다. 또 전 씨가 재판을 받는 동안에는 방송 차량을 동원해 자유 발언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전 씨가 자택을 떠난 시각에 병력 500여명을 동원해 법원 주변 경계를 강화하기 시작했고, 5·18 단체 관계자들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법원으로 출입하는 도로를 따라 일렬로 늘어서서 경계선을 만들었다.

또한 법원을 들어가려는 민원인 차량의 트렁크를 열어 위험한 물건이 없는지 확인한 후, 법원 경내로 들여보내고 있다.

5·18단체는 전씨의 차량이 법원으로 출입하는 과정에서 절제된 시위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감정이 격해질 경우 차량으로 접근하려는 사람들과 이를 막는 경찰 간의 충돌이 일어날 수 있어 경찰은 이를 대비하고 있다.

전 씨 재판은 이날 오후 2시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다.

전 씨는 2017년 4월 펴낸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 목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증언을 거짓이라 주장하며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로 기소됐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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