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물 교체 논란 원유 ETF...유가 하락 정타 피해 ‘휴~’

사전 고지 없이 운용 바꾼 코덱스 원유 ETF 10%대 하락
WTI 6월물 -24%에도 운용 교체로 낙폭 줄였다는 분석
다만 투자자 동의 없는 운용 변경에 문제 제기 이어져
미국 최대 원유 상품 US OIL ETF 6월물 전월 매도 방침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가 또 다시 폭락세를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원유 상장지수펀드(ETF)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앞서 대규모 손실을 우려한 운용사가 펀드의 운용방식을 최근월물 위주에서 원월물까지 편입하는 쪽으로 변경해 유가 급락의 충격은 다소 덜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손실의 폭을 다소 줄일 수 있게 된 투자자들은 안도감을 나타내는 분위기도 일부 엿보인다.

28일 증권가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7일(현지시간)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24.6%(4.16달러) 내린 12.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30% 넘게 밀리면서 11달러 선으로 떨어지기는 급락장을 연출했다.

이에 반해 이날 오전 ‘KODEX WTI 원유선물(H)’은 10%대의 하락폭을 나타내는 중이다. 전일 6월물 원유 급락의 직격탄을 살짝 비껴간 양상이다.


이는 펀드의 운용방식을 사전에 교체했기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3일 “원유선물의 가격이 마이너스로 진입할 경우 투자자는 투자원금을 모두 잃을 수 있다”며 ETF의 운용 변경을 알렸다. WTI 6월물의 비중을 약 80%에서 약 30%로 줄이는 대신 7·8·9월물의 비중을 늘린 것이다. 현재 ‘KODEX WTI 원유선물(H)’은 6월물 37.12%의 비중을 두고 있고 7·8·9월물은 각각 약 18%, 약 17%, 약 8%로 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일 WTI의 7·8·9월물의 하락폭은 6월물(약 -24%)보다 작은 -14%, -10%, -7% 등을 기록해 ETF의 손실폭도 다소나마 줄일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펀드의 운용방식 교체는 큰 논란을 일으켰다. 투자자들에게 미리 알리지 않고 투자자들의 동의 없이 운용사가 일방적으로 운용 방식을 바꿀 수 있냐는 지적이 주를 이뤘다. 특히 국제 유가가 6월물 중심으로 반등세를 냈지만 ETF가 운용 방식을 바꿔 수익을 내지 못했다는 불만은 더 컸다. 여기에 운용방식의 교체 후 ETF의 실제가치 ‘순자산가치(iNAV)’를 제대로 알리지 않으면서 그 불만은 더 증폭되는 양상이었다. 이런 이유로 투자자들은 운용사를 상대로 줄소송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한편 미국 최대 원유 ETF인 ‘US오일펀드’는 6월물 WTI를 모두 매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ETF는 7월물(30%)을 비롯해 8월·9월·10월물 등을 더 많이 보유하는 쪽으로 투자구조를 바꾸게 된다. 이에 36억 달러(약 4조4,000억원) 규모의 US오일펀드가 6월물 매도에 나선 것도 이날 WTI의 낙폭이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6월물 WTI 역시 만기일(5월19일)에 가까워질수록 마이너스권으로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는 양상이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