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기흥점과 한샘, 현대리바트 등 국내 대표가구업체가 입주한 리빙파워센터는 왕복 4차선을 두고 마주한다. / 사진출처=리빙파워센터 홈페이지
글로벌 가구업체인 이케아와 한샘·현대리바트·까사미아 등 국내 간판 가구업체가 4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본격적인 ‘전쟁’을 앞두고 있다. 이케아 기흥점 맞은 편에 국내 가구업체들이 연합군처럼 ‘리빙파워센터’에 한꺼번에 입주해 포문을 연 것이다. 이케아의 아성을 국내 가구업체 연합군이 어떤 전략으로 공략할 지 관심거리가 됐다.
28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에 문을 여는 홈퍼니싱 쇼핑몰인 ‘리빙파워센터’에는 한샘과 현대리바트, 까사미아 등 국내 내놓라 하는 가구업체들이 전부 입점한다.
규모로는 한샘 매장이 가장 크다. 한샘은 센터 지하 1~2층에 4,959㎡(1,500평) 규모의 디자인파크 기흥점을 연다. 한샘 수도권 매장 중에서 규모가 가장 크다. 가구와 소품뿐만 아니라 3D로 실제 집을 구현한 가상현실 체험공간도 들어선다. 현대리바트 역시 리빙파워센터에 리바트스타일샵 기흥전시장을 3,636㎡(약 1,100평) 규모로 지었다. 일반 리바트 스타일샵 보다 두 배 큰 규모다. 여기에는 1,200여종의 가구와 주방 소품 등이 총망라된다.
까사미아 매장도 국내 톱 5에 달할 정도의 규모인 1,488㎡ 크기로 입점한다. 까사미아는 삼성전자와 스타벅스 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방식의 협업 등 차별화 전략을 준비중이다.
국내 대표 가구업체들이 리빙파워센터에 한꺼번에 입주하면서 업계에서는 이케아 타도를 위한 연합군을 형성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리빙파워센터는 이케아 기흥점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직선 거리로는 100m가 채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케아와 국내 가구업체 연합군간 고객유치를 위한 치열한 전략 싸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케아는 2014년 광명점을 시작으로 고양점, 기흥점, 동부산점까지 4개 대형 매장 모두 도심 외곽에 지었다. 상권이 발달된 도심에 주로 대형 매장을 내던 국내 브랜드 업체와 영업전략이 달랐다. 이케아 매장은 도심 외곽에 위치했지만, 대형마트에 버금가는 집객 효과를 누리면서 국내 업체를 위협했다. 국내 진출 전부터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데다 각양각색의 쇼룸(전시장), 조립가구에 대한 호기심, 미로 같은 매장, 저렴하고 다양한 생활용품, 스웨덴 음식 등 기존 국내 가구 매장과 다른 특색을 갖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케아는 올해 들어 각종 악재를 자초하며 스스로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케아가 인도에서 수입해 판매해 온 휴대용 머그컵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돼 리콜조치를 하는 가 하면, 아이가 밑에 깔릴 위험이 있는 서랍장에 대해 내부적으로는 리콜 조치를 결정해 놓고도 공개적으로 적극 알리지 않아 반발을 사기도 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같은 제품에 대해 환불을 포함한 리콜을 단행했지만 국내서는 안전기준을 충족한다는 이유로 ‘벽에 고정시키라’는 주의 조치만 내려 국내 소비자를 역차별했다는 반발을 자초하기도 했다.
★본지 3월9일자 16면 참조
더구나 이케아의 성장세마저 주춤해 지면서 국내 가구업체가 이케아 코앞에서 포문을 열고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이케아의 2019회계연도(2018년 9월~2019년 8월) 국내 매출액은 5,032억원으로 한샘(1조7,023억원), 현대리바트(1조2,375억원)에 이어 3위다. 하지만 국내 진출 이후 매년 30%대 증가세를 보이던 매출 성장세가 작년에 5% 수준에 머물면서 이케아가 국내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 실패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계속 나왔다. 특히 이케아는 대형 매장을 낼 때마다 지역 상권과 충돌하는 가 하면 주변 교통체증을 불러 지역 상생이 아니라 갈등만 부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에 국내 가구 업체들은 지역 밀착형 상생모델을 강조하며 이케아의 아픈 구석을 파고 들고 있다. 한샘은 센터에 20여개 대리점 주인이 입점하는 형태인 ‘상생형 표준매장’을 내고, 현대리바트는 소모임을 원하는 지역 주민에게 일부 공간을 무료로 빌려줄 계획이다. 공룡 이케아가 연합군의 협공을 이겨낼 지 주목된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