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째 신생아<사망자

2월 출생아 2만2,000명 그쳐
"올 인구 자연감소 원년 될수도"
1~2월 혼인건수도 1.5% 줄어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을 때 나타나는 인구 자연감소가 사상 처음으로 4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출생아 수도 51개월 연속으로 줄어드는 등 인구 감소가 고착화된 모습이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인구 자연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인구 축소 시대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출생아 수는 2만2,854명으로 지난해 2월보다 2,919명(11.3%) 감소했다. 2월 기준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 이후 51개월째 전년 대비 줄어들고 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출생률은 5.6명으로 전년보다 0.9명 줄었다. 이 같은 추세에 올해 연간 출생아 수는 30만명을 밑돌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30만5,054명으로 간신히 30만명대를 기록했는데 올해 1~2월에만 벌써 6,441명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달에는 출생아가 줄어드는 속도만큼 사망자도 늘었다. 2월 사망자 수는 2만5,419명으로 전년보다 10.9% 증가했다. 이 역시 2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치다.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으로 고령인구로 진입하면서 사망자 수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데다 올해는 윤년으로 2월에 하루가 추가되면서 더 늘었다는 분석이다.

출생아 감소와 사망자 증가가 맞물리면서 인구 자연증가는 -2,56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1,619명)과 12월(-5,628명), 올해 1월(-1,653명)에 이어 4개월째 인구 자연감소가 발생한 것이다. 인구 자연감소는 2017년과 2018년에 12월 한 달 동안 일시적으로 발생한 적이 있지만 4개월 동안 지속된 것은 1983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통상적으로 12월은 연말 출산을 꺼리는 경향과 한파에 따른 사망자 증가라는 계절적 요인이 작용한다. 최근 나타나는 인구 자연감소 현상은 이러한 계절적 요인 없이도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올해 연간으로도 인구가 자연감소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출산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혼인 건수도 줄고 있다. 2월 혼인 건수는 1만9,104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5.0% 증가했지만 이는 지난해보다 신고 가능한 일수가 늘어난 데 따른 착시효과라는 분석이다. 올해 혼인 건수는 1~2월 누계 기준 3만8,927건으로 전년보다 1.5%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결혼이나 임신이 미뤄지면서 이 같은 인구 자연감소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정부는 올해 수립되는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21~2025년)’에 담을 초저출산 현상 극복 과제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인구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봐야 하고 다시 늘어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젊은 인구가 증가하는 데 맞춰져 있는 기존 제도나 질서를 바꿔야 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세종=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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