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오고가더니 결국 177명 찬성…'김종인 비대위' 가결

323명 출석·177명 찬성·80명 반대
열띤 찬반 토론으로 폐회 50분 연기
조경태 "김종인, 8월까지면 안 할 듯"
심재철 "김종인 만나 확인하겠다"

28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제1차 전국위원회에서 심재철 당 대표 권한대행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전국위원회가 열린 28일 오후 5시께 찬성 177명으로 ‘김종인 비대위’ 체제 안건이 가결됐다.

오후 3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 안 회의장에서 10명의 통합당 의원이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열띤 찬반 토론을 벌였다. 간간이 누군가의 고성이 회의장 문을 뚫고 나올 정도로 의견이 한 데 모이지 않는 듯 보였다. 토론은 폐회 예정 시간인 오후 3시 50분을 훌쩍 넘긴 오후 4시 40분께 되어서야 끝났다.

정우택 전국위원회 의장은 “총 323명이 출석한 177명이 찬성을 하고 반대는 80명이 나왔다”면서 “이에 따라 ‘김종인 비대위원회’ 임명에 대한 찬성 의견이 출석 인원 과반 넘어서 가결됐다”고 선포했다.


이날 ‘김종인 비대위’ 임명안이 전국위원회에서 통과됐지만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당헌·당규 개정에 실패하는 바람에 4개월짜리 임명안이 됐다. 전국위원회가 열리기 1시간 전 같은 건물 4층에선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당 대표 임기를 늘리는 당헌·당규 개정을 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상임전국위원 45명 가운데 17명만 참석해 정족수 미달로 해당 안건은 무산됐다. 이에 따라 현재 김종인 내정자의 임기는 8월 31일까지다.

28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제1차 전국위원회에서 정우택 상임전국위원회 의장(오른쪽)과 조경태 최고위원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합당 내 ‘자강파’의 목소리를 내온 조경태 의원은 이날 “김종인 위원장이 임기가 8월 31일까지인 것에 대해 본인이 확실하게 수용했느냐를 분명하게 해야 했다”면서 “(김 위원장의 의사 확인이) 빠진 상태에서 억지로 절차를 밟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혼란스러운 당을 수습하라고 있는 게 비대위인데, 김종인 비대위 체제는 앞으로 계속 논란이 있을 것”이라며 ‘김종인 비대위’ 체제에 대한 반감을 표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김종인 내정자 측 비서실장이 “(김 내정자는) 오늘 통합당 전국위에서 이뤄진 결정을 비대위원장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냈다. 이에 대해 심 권한대행은 “직접 만나서 확인해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28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제1차 전국위원회에서 자유청년연맹 단체가 김종인 비대위워장 체제를 반대하기 위해 플래카드를 들었다. /김혜린기자

한편 전국위원회가 진행된 회의장 밖에선 중도보수 청년단체를 표방한다는 자유청년연맹 단체가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를 거부한다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당내 참신한 지도부를 발굴할 것으로 요구했다. 김종인의 비대위원장 임명이 가결되자 “국민과 당원들이 바라는 대로 해야 한다”면서 지나가는 전국위원에게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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