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지난해 10월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뒤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모(29)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의학 논문의 공동저자가 “조씨의 기여도는 없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과거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 연구원이던 현모씨는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권성수 김선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지난 2007년 7∼8월 조씨의 한영외고 친구 아버지인 장영표 단국대 교수에게 부탁해 조씨가 2주간 단국대 의과학연구원에서 체험활동을 하고 관련 논문 저자로 등재됐다고 봤다. 이듬해 12월 대한병리학회지에 제출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제목의 영어 논문에 조씨는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검찰은 장 교수가 조씨를 제1저자로 올려주고 대학 입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허위 확인서 등을 만들어준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 공소사실의 핵심은 정 교수와 조씨는 이를 2013년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제출했다는 것이다.
현씨는 해당 논문의 공동저자 중 하나다. 그는 이 논문과 관련한 실험은 전적으로 대부분 자신이 했고, 논문은 장 교수가 작성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검찰이 “단국대 연구윤리위원회에서 조씨의 논문 기여도가 얼마인지 질문받고 ‘없다’고 답했느냐”고 묻자 “네”라고 답했다. 그는 조씨가 검찰 조사 때 ‘자신이 실험을 주도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2주간 실험을 주도할 시간적 여유도, 기술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현씨는 당시 조씨가 2주간 체험활동을 한 것은 맞지만 연구원으로 참여했다기보다는 견학하고 단순한 작업을 따라하는 수준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씨가 추출한) 실험 데이터는 논문에 쓰지 않았다”고 했다. 추출한 결과를 구분해 데이터로 작성하는 방법을 조씨에게 알려주지도 않았고, 이는 전적으로 자신이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 교수 측 변호인은 당시 장 교수가 조씨에게 발급해 준 서류는 연구 보고서가 아닌 ‘체험활동’ 확인서라며 연구원 수준은 아니라도 체험활동을 한 것은 맞지 않냐는 취지로 말했다. 변호인은 또 해당 실험이 매뉴얼화돼 있는 만큼, 조씨의 평가 내용에 ‘어느 정도 숙련이 가능했다’는 표현이 틀린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했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