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 방송화면 캡처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이 권선징악 결말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28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극본 이서윤, 이수경/연출 김경희, 이하 ‘365’)는 최종회 시청률 4.3%, 4.5%(닐슨코리아/전국)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마지막 방송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365’는 변함없이 휘몰아치는 폭풍 전개로 극 중반을 향해 치닫는 순간까지도 그 결말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았다. 1회부터 곳곳에 깔아놨던 복선이 퍼즐을 맞춰가고, 떡밥들을 차근차근 회수했다. 여기에 스릴과 서스펜스를 배가시킨 치밀하고 디테일한 연출, 그리고 극의 완성도를 높인 배우들의 열연은 ‘365’만의 새로운 스타일을 완성시켰다는 평이다.
이날 방송에서 지형주(이준혁)와 신가현(남지현)은 간절함이 있는 사람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해 또 다시 리셋을 하려고 했던 최종 보스 황노섭(윤주상)의 계획을 막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또 한번의 리셋을 통해 두 사람의 새로운 인연이 시작되는 모습이 그려지며 해피엔딩을 완성했다. 좀 더 완벽한 인생을 위해 리셋을 선택했지만, 그로 인해 더 위험한 운명에 마주하게 되는 아이러니 속에서 지형주와 신가현은 끝까지 서로를 지켜주기 위한 선택을 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정해진 운명이란 것은 없다는 것을 몸소 증명해내며 마지막까지 깊은 여운을 남기는 가장 ‘365’다운 결말이었다.
두 사람이 자신의 정체를 알아낼 것을 미리 예측한 황노섭은 지형주와 신가현에게 죽은 리셋터들이 죽기 직전에 받았던 꽃바구니 속 메시지 카드를 남겼다. 그 안에는 ‘고요한 새벽을 깨우는 기억의 태엽’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고, 이를 확인하자마자 박선호(이성욱)가 탈주했다는 소식까지 듣게 되면서 불길함이 두 사람을 엄습했다. 그렇다고 그대로 당하고만 있을 지형주와 신가현이 아니었다. 이들은 박선호가 황노섭을 죽이지 않은 것은 지금 상황을 완전히 되돌릴 수 있는 기회인 리셋을 제안했기 때문이라는 추리를 했고, 두 사람의 행방을 쫓기 시작했다.
먼저 지형주는 탈주 이후 지안원으로 들어서는 박선호가 찍힌 블랙박스를 증거로 이신(김지수)을 범인 은닉죄로 체포했다. 경찰서 조사실에서 이신은 오늘 밤 자신의 아이가 죽는다며 보내줄 것을 부탁했다. 지형주는 아이와 함께 보낼 마지막 시간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황노섭에 관한 정보를 밝히지 않고 감싸는 모습에 그녀가 리셋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을 알아냈다.
같은 시각, 신가현은 송실장(안민영)을 추적하고 있었다. 그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신가현은 황노섭의 지시를 받고 이신의 딸에게 약물을 주사하려는 것을 막았고, 아이의 목숨을 구해냈다. 아이가 목숨을 잃어야 리셋을 선택하는 이신을 교묘하게 조종하기 위한 노섭의 극악무도한 술수였던 것. 때 마침 경찰서에서 나온 이신은 신가현이 딸의 목숨을 구해줬다는 사실, 그리고 황노섭이 그동안 벌인 악행까지 모두 알게 되었고 이에 고통에 겨운 오열을 하는 모습이 그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후 황노섭이 신가현에게 연락을 위하면서 ‘365’는 엔딩을 앞두고 또 다른 전환점을 맞았다. 리셋 이후 지루할 틈이 없었다며 자신만 아는 일을 지켜보는 쾌감을 느꼈다고 드디어 본색을 드러낸 황노섭의 두 얼굴에 신가현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런 신가현의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던 황노섭은 메시지 카드에 대해 얘길 꺼내며 다음 타깃이 지형주 형사라는 것, 그리고 신가현을 지키다가 끔찍하게 죽게 된다고 말해줬다.
이때부터 신가현은 지형주의 목숨을 지켜주기 위한 선택을 했다. 이신을 찾아가 황노섭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한 신가현. 이어 어디서 죽게 되는지 묻지만 이신은 불안한 미래보다 안전한 1년을 선택하기로 했다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실망한 신가현은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며 “날 구하다 죽는 거면 나랑 떨어져 있으면 산다는 거잖아요. 그렇게라도 살릴 거에요 내가”라고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하게 자신의 의지를 드러냈다.
일부러 지형주와 떨어져 있기 위해 거짓제보까지 한 신가현. 하지만 여기엔 반전이 있었다. 사실 그 메시지 카드는 지형주만을 가리킨 것이 아닌 신가현도 함께 지목을 했던 것. 과거 두 사람은 같은 날 죽음을 맞았던 것이다. 이를 알지 못한 채 지형주와 떨어져 있던 신가현은 당장 집을 떠나라는 이신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박선호와 마주하게 되고, 그 시각 지안원에서 황노섭과 만나게 된 지형주는 신가현이 자신을 구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했는지 모두 알게 됐다. 이 말을 듣자마자 신가현에게서 온 전화를 받은 지형주는 그 상대가 박선호라는 것에 또 다시 충격을 받고, 칼로 신가현을 겨누고 있는 그의 모습이 이어져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결국 황노섭의 요구대로 체포영장을 찢고 신가현에게로 향하는 지형주. 그가 떠나자 마자 황노섭은 박선호에게 “도착하거든 둘 다 깨끗이 처리하게. 그게 자네의 리셋 티겟이네”라고 말해 최종 빌런다운 포스를 뿜어내 소름을 유발했다. 지형주가 신가현이 있는 곳으로 도착했을 때, 이미 그는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단숨에 그의 곁으로 달려간 지형주는 구급차를 부르려고 하고, 가까스로 눈을 뜬 신가현은 그의 뒤에서 다가오는 박선호를 발견하고 등을 돌려 지형주 대신 칼을 맞고 쓰러졌다. 이후 지형주는 박선호를 제압했지만, 끝내 신가현은 숨을 거뒀다.
그러나 지형주에게 운명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다시 지안원을 찾아간 지형주는 이신에게 리셋하는 방법을 물었고, 리셋 로드로 향했다. 그렇게 다시 지형주와 황노섭 모두 리셋에 성공했지만, 그 결말은 달랐다. 지형주는 약사법 위반으로 황노섭을 체포해 그가 다시 리셋을 할 수 없게 했고, 4명을 죽인 연쇄 살인마 박선호를 체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신가현의 집을 찾아갔다. 신가현은 그를 기억하지 못했지만, 그에게 웹툰 자문을 부탁하면서 두 사람의 새로운 인연이 시작되는 해피엔딩을 완성했다.
이신은 스스로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뉘우치겠다고 했으며, 그렇지 못한 이들은 형사인 형주의 활약으로 벌을 받게 됐다. 그 결말이 맺어지기까지 팽팽한 긴장감으로 가득했고, 끝나는 순간까지도 서스펜스가 숨 가쁘게 이어진 것은 물론, 엔딩에서는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얻었던 형주와 가현의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365’만의 색을 확실히 보여줬다. 여기에 ‘정해진 운명은 없다’는 묵직한 메시지까지 전달하며 완벽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