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시작된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이 다소 주춤한 틈을 타 전국 관광지에 나들이객들이 몰렸다. 불교계가 부처님 오신 날인데도 코로나19의 확산 염려에 봉축법요식과 연등행사를 미뤘지만 사찰에는 신도들이 몰렸다.

방역당국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할 가능성에 긴장하고 있다. 당국은 이날 사찰을 방문할 경우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지켜달라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문자 간 1~2m 거리를 유지하기를 당부했다. 어린이날인 다음 달 5일까지 징검다리 연휴가 이어지는 만큼 여행지에서도 밀폐된 장소를 피하고 식당에서는 대화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대표적 관광지인 제주공항에서는 비행기가 내릴 때마다 관광객들이 몰렸다. 성산 일출봉, 중문관광단지, 한라산국립공원 등 관광 명소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탐방객이 몰렸다. 설악산·오대산 등 강원도 국립공원에도 이날 오후 1시까지 1만5,000여 명이 찾았다. 부산에서는 해동용궁사와 해운대, 광안리 등 주요 해수욕장, 영도 태종대 등을 중심으로 황금연휴를 즐기는 시민과 관광객들로 붐볐다.

방역당국의 당부에도 전국 주요 관광지에 많은 사람이 몰리면서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 두기 같은 방역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광경들이 이따금 눈에 띄었다. 제주도에서는 관광객들 대다수가 공항에서부터 마스크를 쓴 채 나들이를 즐겼지만 인기 있는 일부 음식점 등에서는 거리 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았다. 바닷가엔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이들도 많이 보였다.


사찰에서는 신도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고 1~2m 거리 유지에 동참하는 모습이었다. 간혹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경내를 산책하는 신도들도 있었다. 전국 사찰들은 차분하게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했다. 사찰에서는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 입재식이 열려 참가자들이 발열 체크, 손 소독을 하고 서로 떨어져 행사에 임했다.

신도들은 개인적으로 기도하기 위해 절을 찾기도 했다. 대구 동화사, 부산 범어사, 광주 무각사, 대전 광수사, 속리산 법주사 등 각지 사찰에서 마스크를 쓴 신도들이 부처님 오신 날을 기렸다. 울산에서 딸과 함께 절을 방문한 주모(78)씨는 “마스크를 쓰고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빌며 조용하게 기도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허진기자 hjin@sedaily.com·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