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정부가 봉쇄 조치 대신 자발적 거리두기를 강조하는 가운데 지난 19일(현지시간) 수도 스톡홀름의 시민들이 노르 말라르스트란드의 산책로를 거닐며 봄 날씨를 즐기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을 찾기가 드물다. /연합뉴스
자발적 거리 두기를 권고하고 있는 스웨덴의 한 도시에서 닭똥을 활용한 방역대책을 내놓아 화제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스웨덴 남부의 룬드시는 ‘발푸르기스의 밤’을 앞두고 축하 인파가 모이지 않게 하기 위해 중앙공원에 닭똥 거름을 뿌리기로 했다.
발푸르기스의 밤은 독일과 스칸디나비아 지방 일대에서 가톨릭의 성 발푸르기스(발푸르가) 축일인 5월 1일 전날 밤에 주민들이 모여 화톳불을 피우는 축제다. 도시마다 시민들이 공원에 모여 앉아 맥주를 마시며 발푸르기스의 밤 축제를 즐기지만 올해 룬드시에서는 닭똥 때문에 축제를 즐기기 어렵게 됐다.
룬드 당국은 고심 끝에 냄새나는 닭똥 거름을 중앙공원 곳곳에 뿌리는 묘수를 냈다.
룬드시의회 환경위원회 구스타브 룬드블라드 위원장은 “4월 마지막 밤에 룬드가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며 “잔디밭에 거름을 주는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악취가 나서 거기 앉아서 맥주를 마시기에 썩 좋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각 자치단체에서 축제 취소만으로 방문객이 모여드는 것을 강제로 막지 못해 애써 가꾼 꽃밭을 갈아엎는 것과 비슷한 취지인 셈이다.
한편, 스웨덴은 주변국들과 달리 주민의 일상을 통제하는 봉쇄 조처를 도입하지 않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권고하는 선에서 바이러스 확산을 통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대체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경우도 드물어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30일 현재 스웨덴 인구 100만명당 코로나19 사망자는 244명으로 노르웨이(38명), 핀란드(37명), 덴마크(76명)보다 훨씬 많다.
/정혜진기자 made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