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이 올해 연 단위 흑자 달성과 내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제시하면서 과연 그 꿈을 이룰지에 유통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티몬이 목표를 달성할 경우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3사 중 가장 먼저 흑자 상장기업이 되며 이커머스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된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지난 3월 창사 이래 첫 월 단위 흑자를 기록한 기조를 이어나가 올해 연 단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4월은 직원 보너스 등 일회성 지출이 있어 흑자를 장담할 수 없지만 5월 이후에는 안정적인 흑자기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티몬이 흑자 경영 구조를 갖추게 된 에너지는 타임커머스에 집중한 전략에서 나왔다. 시간대별로 특가 딜을 제시하며 특히 모바일 소비자를 끌어모았다. 입점한 판매자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났다. 대량의 재고를 단시간에 현금화하려고 하는 판매자들이 티몬을 찾아 특가딜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고객에게는 할인을, 판매자에게는 매출을 보장하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는 것이다. 티몬 측은 “타임커머스가 본격화된 지난해 4·4분기 기준, 타임매장의 특가딜에 참여한 파트너 수는 1·4~3·4분기와 비교해 42.4% 증가했으며, 이중 1억 이상 고매출을 올리는 파트너사도 동기간 16% 늘었다”고 설명했다.
사업구조를 개편한 것도 손익구조 개선에 한 몫을 했다는 평가다. 티몬 관계자는 “적자 구조였던 마트사업 등 직접 물류 서비스를 과감히 중단하고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썼다”고 설명했다.
티몬은 지난해 직매입 사업을 대폭 축소하면서 매출도 크게 줄었다. 지난달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매출은 1,751억 원이고 영업손실은 753억 원이다. 이는 직접 물류 중단사업손익이 반영된 수치로 수수료 및 기타 광고 등의 순매출만으로 산정됐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티몬은 직매입 사업을 축소한다는 목표를 이미 밝힌 상태이므로 매출이 줄었다는 것은 목표대로 사업이 진행됐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직매입 매출이 포함된 중단사업손익 반영 전, 기존 일반기업회계기준상 매출은 전기(2018년) 4972억대비 35.2% 성장한 6,721억원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티몬이 올해 연간 흑자 달성에 성공한다면 남은 것은 상장이다. 티몬은 지난달 27일 IPO 대표주관사로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돌입한다고 밝혔다. 티몬이 노리는 것은 특례 상장이다. 티몬 측은 “올해 연속 월 단위 흑자와 연간 흑자를 달성해 회사의 안정성을 보여주겠다”면서 “모든 재무 내용을 투명하게 작성하고 공개해 상장 심사를 통과하겠다”고 말했다.
티몬이 목표대로 상장에 성공한다면 한국의 이머커스는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게 된다. 현재 한국 이커머스 업계에서 안정으로 흑자를 내는 기업은 G마켓·옥션·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유일하다. 11번가는 손익구조 개선에 집중한 끝에 지난해 처음 흑자를 냈다. 티몬이 흑자를 내고 상장까지 한다면 소셜커머스로 출발한 3사 중 유일한 흑자 기업이자 상장사가 된다. 무엇보다도 적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전대미문의 공격경영으로 경쟁자를 압박하는 쿠팡의 기세 아래서 살 길을 찾은 기업이 나왔다는 것은 이커머스 업계 뿐만 아니라 금융투자 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원 티몬 대표는 “기업은 수익을 자체적으로 낼 수 있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해야 건전한 투자와 성장이 이어진다고 믿는다”면서 “이커머스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과 수익성에 대한 의심을 신뢰로 바꾸는 일, 티몬이 반드시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