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김정은.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여일 만에 재등장하 그의 신변을 둘러싼 온갖 억측을 잠재웠다. 김정은의 건재로 그가 “살아 있고 건강하다”고 진단했던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과 “99% 사망을 확신한다”고 봤던 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인 간 희비가 크게 엇갈리게 됐다.
조선중앙방송은 2일 김정은이 노동절이었던 지난 1일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이 공개 행보에 나선 것은 지난달 11일 평양의 노동당 중앙위 본부청사에서 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이후 처음이다. 김정은은 지난달 15일 집권 이후 처음으로 김일성 주석 생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으면서 ‘건강 이상설’에 휩싸였다.
조선중앙방송은 “주체비료생산기지로 훌륭히 일떠선 순천인비료공장이 준공식이 전세계 근로자들의 국제적 명절인 5월1일에 성대히 진행됐다”며 “조선노동당 위원장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이신 우리 당과 국가 무력의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준공식에 참석하시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환영곡이 울리는 가운데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준공식장에 나오셨고 몸소 준공 테이프를 끊으셨다”고 전했다.
준공 테이프 끊는 김정은. /연합뉴스
비교적 건강한 모습의 김정은은 이 자리에서 “인민들의 식량문제, 먹는 문제를 해결하시기 위해 크나큰 노고를 바쳐오신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께서 현대적인 인비료공장이 일떠섰다는 보고를 받으시면 얼마나 기뻐하시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는 우리 농업 근로자들이 마음 놓고 당이 제시한 알곡 고지를 점령하는 데 전심할 수 있게 되었다”며 “순천인비료공장은 당 정책 절대신봉자들이 군민일치의 단결된 힘으로 창조한 자랑스러운 결실”이라고 공사 참여자들을 치하했다.
이어 “순천인비료공장의 완공은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이후 이룩한 첫 성과이며 우리나라 화학공업을 한 계단 도약시키는데서 중요한 계기”라면서 “이 소중한 성과를 불씨로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불길을 더욱 거세게 타오르게 하자”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인재는 나라의 큰 자원이고 발전의 동력”이라며 “인재육성은 우리 당이 가장 중시하는 정책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준공식에는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간부들도 참석했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 /연합뉴스
김정은의 재등장으로 그의 신변을 예상해 온 이들의 정보력에 대한 재평가도 곧바로 이뤄졌다. 특히 “건강하고 살아 있다”고 가장 먼저 주장한 문정인 특보의 발언이 재조명을 받았다. 문 특보는 지난달 26일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은 살아 있고 건강하다”며 “김정은은 4월13일부터 원산에 체류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문 특보의 당시 발언은 “북한 내부에 특이 동향은 없다” 정도였던 기존 청와대 입장보다 한 발 더 나간 내용이었다. 다만 김정은이 정말 건강에 아무 이상 없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성호 당선인. /연합뉴스
반면 “김정은의 사망을 99% 확신한다”던 탈북민 출신의 지성호 당선인은 지탄을 받게 됐다. 특히 그는 “김정은이 지난 주말에 이미 사망한 상태”라며 이번 주말 발표를 예언해 그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김정은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건 분명하다”던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도 마찬가지다. 김정은의 ‘수술 후 중태설’을 제기한 미국 CNN방송도 사실상 오보 가능성이 높아졌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