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부동산 침체로 건설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주택협회가 최근 국토교통부에 미분양관리를 탄력적으로 운용해달라고 촉구해 눈길을 끈다.
한국주택협회는 지난 4월 14일 국토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나라 경제와 부동산 시장 상황에 맞게 지역선정 및 해제를 탄력적으로 운용해달라”고 건의서를 제출했다.
주택협회는 미분양관리지역 지정 기준인 500가구를 1,000가구로 완화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미분양관리지역 기준은 지난 2018년 9월 1,000가구에서 500가구로 강화된 이래 유지되고 있다. 당시 미분양관리지역 선정 시 최소 6개월간 유지하는 조항도 추가로 생겼다. 2018년 9월 이전까지는 3개월 이후 상황을 고려해 미분양관리지역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건설업계가 미분양관리지역 지정을 완화해 달라고 요구하는 이유는 한번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지역 이미지 타격이나 심하면 사업 무산 등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업 추진 도중 미분양관리지역 선정 시 사업 안정성이 크게 흔들리는 사례가 많다. 부지 매입부터 실제 입주까지 장시간이 소요되는 주택 사업에 특성상, 추진 도중에 갑자기 사업지가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돼 보증 발급을 받지 못하면, 추진 사업 자체가 무산될 우려가 있다.
같은 시·군·구에 속해있더라도 인기 지역과 비인기 지역이 있어 같은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되는 것이 적절치 않은 곳도 있다. 일례로 천안시의 경우 동남구는 서북구에 비해 미분양 가능성이 낮은 지역임에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함께 묶이면서 지난해 초 분양을 준비하던 업체들이 곤란을 겪었다. 사업계획 승인 완료 등 착공 준비를 마친 상황에서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돼 보증을 받지 못한 것이다. 미분양을 관리하기 위해 지정한 미분양관리지역이 오히려 해당 지역의 이미지를 저해해 집값이 떨어지고 분양을 꺼리는 효과를 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에 주택건설협회는 미분양관리지역 선정 단위를 읍·면·동으로 세분화하자고 건의한 상태다.
주택협회 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경기침체가 가속화 될 경우 주택사업 차질이 우려된다”며 “3개월 이상 미분양이 1,000가구 미만인 곳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라도 조속한 구역 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