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재 과시한 김정은 연일 '우리식' 정면돌파전 사상무장 강조

순천비료공장 김정은 성과 띄우기 나서
北"우리의 발전방식은 자력갱생" 사상전
美 싱크탱크 “철도협력 남북관계 새활력"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조선중앙TV 화면 캡처=연합뉴스

북한은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건재함을 과시한 순천인비료공장을 경제 정면돌파전의 승리를 증명하는 첫 성과라며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북한 주민들의 민심을 달래고, 정면돌파전의 사상 무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첫 승전포성’ 제목의 정론에서 “순천 전역은 정면돌파전 사상의 정당성이 현실로 증명되는 정치 전선이자, 경제 발전의 쌍기둥을 이루는 화학공업에도 활력을 더해주는 소중한 성과”라고 밝혔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결사관철’ 플래카드가 눈길을 끈다./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신문은 불과 몇해 전까지 이곳에 낡은 공장이 있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모든 것이 희한하다”고 평가했다. 순천인비료공장은 원래 있던 순천석회질소비료공장을 통째로 헐어버린 자리에 들어선 공장이다.

북한은 순천인비료공장은 원료 투입부터 제품 포장에 이르기까지 자동화 시스템을 갖췄고, 노동자들의 생산 활동과 주변 생태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2중, 3중의 안전체계가 마련됐다고 홍보했다.

북한은 순천인비료공장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김 위원장의 업적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연말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정면돌파전을 주창한 뒤 올해 1월 6일 첫 현지지도로 순천인비료공장을 찾은 바 있다. 신문은 “그날부터 온 건설장이 밤을 모르는 격전장으로 됐고 새벽 2시, 3시가 초저녁처럼 여겨지고 쪽잠에 드는 시간마저 아까웠다”며 “적대 세력들의 혹독한 제재 압박도 지속되었지만 불가능하다는 말이 발붙일 틈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사진은 하늘에서 내려다본 순천인비료공장 전경./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건재함을 과시한 뒤 연일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정면돌파전 사상무장에 열을 올리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남북협력 사업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실제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식대로 살며 투쟁하는데 사회주의 승리가 있다’는 제목의 1면 논설에서 “정세가 어떻게 변하든 우리식대로 살며 발전해나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인민의 드팀없는 의지이고 혁명적 입장”이라며 외부와의 협력보다 ‘우리식’을 강조했다. 신문은 “다른 나라의 기술과 자금에 매어있는 경제, 하청경제는 바람 앞의 등불과 같다”며 “아무리 번쩍거리는 경제실체라고 하여도 존엄을 지켜줄 수 없고 앞날을 기대할 수 없는 경제는 따라배워야 할 모델이 아니라 경계해야 할 모델”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우리의 발전방식은 자력갱생”이라며 “오늘의 정면 돌파전은 우리의 힘, 우리의 기술, 우리의 자원으로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앙양기를 열어나가기 위한 자력갱생대진군”이라고 강조했다.

27일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이 열린 강원 고성군 제진역 철도. 동해북부선은 강릉에서 제진역을 잇는 종단철도로 1967년 노선 폐지 후 현재까지 단절된 상태로 남아있었으며, 이날 열린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을 계기로 53년 만에 복원될 전망이다./고성=사진공동취재단

한편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과 마리 뒤몬드 연구원은 4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지난달 한국 총선에서 여당의 압도적 승리는 교착 상태에 놓인 문재인 정부의 대북 외교적 노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며 그 중심에는 남북 철도 협력이 있다는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올려 관심을 끌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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