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국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더 걸리는 한이 있어도 경제를 재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했던 백악관 태스크포스(TF)는 몇 주 내에 해체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북미 인디언 원주민들과의 행사에서 “일부 사람들이 병(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고? 그렇다. 일부가 더 심하게 앓을 수 있다고? 그렇다”며 “하지만 우리는 국가를 다시 열어야 하고 그것을 이른 시일 안에 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많은 미국인들이 아프거나 죽어도 경제활동을 반드시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비판했다.
경제재개를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속도내기 작업은 허니웰 마스크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이어졌다. 그는 “(TF가) 무언가 다른 형태로 대체될 것”이라며 해체를 공식화했다. 왜 TF를 없애느냐는 질문에는 “우리는 5년 동안 미국을 닫을 수 없다”며 주변의 보건전문가들이 수년간 셧다운(폐쇄)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마크 펜스 부통령은 백악관이 TF 업무를 다음달 초까지 연방재난관리청(FEMA)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 대응을 뒤에서 조율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팀은 병원의 의료용 물품조달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는 비판에도 계속 활동할 가능성이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UPI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주들이 늘어나면서 코로나19 감염과 사망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이날 현재 120만2,246명, 사망자는 7만1,043명이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존스홉킨스대의 보고서를 인용해 다음달 1일 코로나19 사망자가 지금의 2배가량인 하루 평균 3,000명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가 전혀 없을 경우를 가정한 보고서”라고 해명했지만 불안감은 남아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연말까지 경제가 반등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우리는 경제를 개방할 것이고 4·4분기가 매우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움이 필요한 주는 모두 민주당이 운영하는 주라서 (연방정부 지원은) 공화당에 공평하지 못하다”며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는 대단하다. 중서부는 환상적이다. 그들은 부채가 별로 없다. 하지만 일리노이주와 뉴욕주·캘리포니아주는 엄청난 빚이 있다”고 지적했다. 플로리다와 텍사스주지사는 공화당, 일리노이와 뉴욕·캘리포니아주지사는 민주당 소속이다. 이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기원설을 입증할 수 있는 보고서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