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성향에 맞도록 자산을 배분해 관리하는 것이 프라이빗뱅커(PB) 본연의 일입니다. 그렇다면 고객과 어떻게 소통하고 관계를 키워갈 것이냐, 즉 ‘멤버십’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저희는 ‘문화’를 고객 소통의 콘텐츠로 삼았습니다.”
한덕수(51·사진) 유진투자증권(001200) 챔피언스 라운지 금융센터장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자산관리 규모가 1조6,000억원이었는데 내년 말까지 이를 3조원으로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챔피언스 라운지는 유진투자증권이 3월 말에 문을 연 자산관리(WM) 특화 금융센터다. 기존 강남 3개 점포와 잠실·강동지점을 통합해 출범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챔피언스 라운지를 자사의 WM 전략의 핵심 모델로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자체적으로 양성해오던 전문 PB인력풀인 ‘유진 챔피언 PB’를 대거 투입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챔피언스 라운지가 내세우는 핵심 콘셉트는 ‘문화 특화 WM센터’다. 미술품 전시회나 음악회 등 문화 관련 이벤트를 매개로 고객 간 네트워크, 나아가 고객과 챔피언스 라운지 사이의 독자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겠다는 복안이다. 한 센터장은 “음악·미술·레저 등에서 카테고리를 정하고 1년에 몇 회에 걸쳐 할 것인지 마케팅부서와 조율해 큰 그림을 기획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챔피언스 라운지는 1층에 자체 전시공간을, 옥상에는 야외 라운지를 마련해놨다. 자체 공간이 있으니 정기적으로 분야별 문화 행사를 열 수 있고 ‘문화 이벤트’를 매개로 VIP고객 간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센터가 문을 연 후 가장 먼저 판매한 헤지펀드도 문화예술 관련 상품이다. 챔피언스 라운지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모아 100억원 규모로 설정한 ‘벨에포크 아트 시그니처 Ⅱ 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3호’다. 유명 화가의 그림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키고 여기에서 발생하는 이자를 투자자들끼리 공유하는 방식이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대우에서 약 20년을 PB로 근무해 ‘자산관리통’으로 손꼽히는 한 센터장은 “챔피언스 라운지의 ‘마케팅’ 전략에서 핵심 키워드가 문화라면 업무 역량의 중추는 유진 챔피언 PB”라고 강조했다. 챔피언스 라운지에는 총 36명의 PB가 투입됐다. 특히 매주 PB가 스스로 학습한 내용을 직접 발표하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 특징이다. 가령 화요일에는 동료와 함께 국내주식·채권 등 자신이 맡은 섹터에서 자유롭게 주제를 정해 직원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금요일에는 해외 주식 종목에 대해 15분간 스피치를 하는 시간을 가진다. 한 센터장은 “단순히 문화 행사만 여는 것이 아니라 관련 전문가를 초빙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할 방침”이라며 “앞으로 큐레이터를 초청해 VIP고객들이 선호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이템을 발굴하고 이들이 고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는 시간을 마련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우일기자 vit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