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심화에 中 기업들 홍콩 증시 눈 돌려

넷이즈 홈페이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의 대형 인터넷기업 넷이즈가 최근 홍콩증권거래소에 2차 상장을 신청했다고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게임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넷이즈는 지난 2000년 나스닥에 상장돼 현재 시가총액이 약 430억달러(52조원)에 달한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넷이즈가 이르면 올 하반기 홍콩증시에 상장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추가 주식발행 규모와 세부 시간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넷이즈 측은 아직 홍콩 2차 상장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를 시작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업체들이 홍콩에 2차 상장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미 증시에서 완전히 발을 뺄 수 없는 상황에서 일단 중국의 세력권인 홍콩에서 기반을 마련하자는 의도다. 2014년 미 증시에 상장한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지난해 11월 홍콩증시에 2차 상장을 했다. 알리바바의 라이벌인 징둥도 최근 홍콩에 2차 상장을 신청했다고 블룸버그 등 외신이 보도했다. 이외에 중국 검색엔진 업체 바이두와 온라인여행사 씨트립 등도 홍콩에 2차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무역전쟁에 이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책임론이 무역갈등을 재연하면서 중국계 기업이 본격적인 자금조달 창구 다변화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나스닥 상장사인 커피전문점 루이싱커피 등 중국 기업들의 회계조작 스캔들이 잇따르면서 미 증시당국이 이들에 대한 규제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