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확산했던 3월에 외국인의 국내투자가 89억6,000만달러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80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3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는 57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국제수지 금융계정에서 자산은 내국인의 해외투자를, 부채는 외국인의 국내투자를 의미한다. 결국 내국인의 해외투자 증가 폭이 외국인 국내 투자 증가 폭보다 컸던 영향이다.
직접투자에서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4억6,000만달러, 외국인 국내투자는 9억9,000만달러 늘었다. 증권투자의 경우 글로벌 주가 하락에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가 13억3,000만달러 감소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89억6,000만달러 급감해 198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코로나19에 글로벌 경기침체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 외국인이 국내에서 주식자금을 빼간 탓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파생상품 거래 관련 증거금을 납입하며 3월 내국인의 해외 기타투자는 169억8,000만달러 늘어났다. 은행의 단기차입이 늘어난 탓에 해외 투자자의 국내 기타투자도 147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반면 임금·배당·이자의 움직임인 본원소득수지는 전년 동기 6억1,000만달러 적자에서 올해 3월 9억3,0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외국인 투자기업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환율이 올라 배당금을 지급할 유인이 줄어든 결과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