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한숨돌린 단기자금시장…CP금리 28영업일만에 '1%대'하락

자료=금융투자협회

단기자금시장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CP(기업어음) 금리가 28영업일만에 1%대로 떨어졌다.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에 힘입어 우량등급을 중심으로 온기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CP 91일물 금리는 1.99%로 마감했다.


CP금리는 글로벌 증시가 폭락한 지난 3월 말부터 급등했다. 해외 주요 지수를 기초로 발행한 주가연계파생증권(ELS)의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요구) 자금 확보가 주 원인이었다. 시장에서 현금을 구하려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우려한 투자자들은 지갑을 닫았다.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인 회사채 시장마저 얼어붙으면서 단기시장 금리는 지난달 2일 메르스 사태가 터졌던 2015년 이후 최고치인 2.23%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분기말(3월말)이 지나고 단기자금펀드인 MMF(머니마켓펀드)와 채권시장안정펀드가 매입을 시작하면서 불안하게 내달리던 단기시장 금리도 상승폭을 줄였다. 정부도 산업은행 무제한 RP(환매조건부채권) 매입 등 자금시장 안정화를 위한 안정책을 잇따라 내놨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정부의 유동성 공급정책의 효과로 우량등급 CP 중심으로 단기자금시장이 회복되는 분위기”라며 “신용도가 우수한 은행계 카드채가 민평 수준에서 발행되고 만기구간도 3년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에 따른 기업 펀더멘털 우려가 여전한만큼 저신용등급 채권에 대한 부담은 여전한 상태다. 전날 A3-등급인 동국제강과 대한해운은 91일물 CP를 각각 5.5%, 5.3%에 발행했다. 메가박스중앙(A2-)도 동일 만기의 단기채를 4.3%에 찍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비우량CP까지 매입하는 대책을 내놨지만 추가 가격하락에 대한 부담으로 매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간안정산업기금이 언제부터 어떻게 매입을 시작할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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