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국 대안으로 떠오른 인도

국제부 김기혁기자


지난달 말 토마스 바다 미국 국무부 남아시아 담당 부차관보가 기업인들과 화상회의를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인도가 중국의 대안이 될 것이라며 투자를 적극 권했다고 인도 이코노믹타임스가 전했다. 진출의 걸림돌이 될 만한 현지 규제들이 무엇인지 건의하라고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라는 공식이 흔들리면서 그 대안으로 인도가 부상하고 있다. 미국은 물론 일본·유럽연합(EU)이 모두 ‘탈(脫)중국’ 대열에 뛰어들었다. 미중 무역갈등에 더해 코로나19 사태가 덮치면서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회의론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를 틈 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도 내각 회의에서 중국에서 철수하는 기업들을 적극 유치할 것을 천명했다고 한다.


미국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진출기지로 인도를 낙점한 것은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데다 투자 매력도가 크기 때문이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인도는 오는 2025년까지 미국·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소비 시장으로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중산층이 5억명 수준으로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아울러 2023년까지 인도에 공장을 설립하는 해외 기업은 법인세를 기존 25%에서 15%로 감면받는다. 최근 인도 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자국과 국경을 맞댄 해외 국가의 자본 유입에 제한을 가하기로 하면서 ‘차이나 머니’가 인도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글로벌 기업들도 이를 노리며 인도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아마존과 월마트는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페이스북은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현지 대형 통신사에 7조원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인도는 미국의 진출로 지속 가능한 고속성장의 기반을 마련한 만큼 우리 기업들도 지금을 인도 시장 공략에 진력할 절호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중국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동남아의 경우 베트남에서는 이미 한국의 입지가 확고하며 태국·인도네시아에서는 일본의 아성이 굳건하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만큼 우리 정부도 기업들의 인도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가교 역할을 다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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