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반도체 굴기.. 하이실리콘 반도체 업계 '매출 톱10' 첫 진입

1분기 26.7억달러 매출.. 매출 증가율 54%로 업계 최고
중국 파운드리 SMIC와의 공조 통해 삼성전자 등 선두업체 맹추격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중국 화웨이의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올 1분기 매출액 기준 ‘반도체 톱 10 기업’ 안에 사상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D램 업체인 CXMT, 낸드 플래시 업체인 YMTC 등을 기반으로 ‘반도체 굴기’에 힘 쓰고 있는 중국이 시스템 반도체 시장까지 빠르게 영역을 넓히며 ‘반도체 코리아’를 위협하는 모습이다.


8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하이실리콘은 올 1분기에 26억7,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글로벌 반도체 업체 순위에서 매출액 기준 10위 자리에 올랐다. 하이실리콘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4% 뛰어 순위 또한 5계단 상승했다. 상위 10개 반도체 기업의 매출 증가율 평균이 16%라는 점에서 SMIC는 여타 업체 대비 1년새 훨씬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셈이다.

중국 내 반도체 생태계도 한층 단단해지는 모습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는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상하이증권거래소의 과학혁신판 추가 상장을 추진중이다.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 중인 SMIC는 최대 16억8,600만주까지 신주를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현 주가 수준을 고려하면 최대 234억 위안(약 4조원)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MIC는 확보한 자금 중 40%를 현재 상하이에 짓고 있는 반도체 생산 라인인 ‘SN1’에 투입할 계획이다. SN1에서는 7~14나노 공정 기반의 반도체를 생산하게 된다.

하이실리콘이 미국 제재로 대만 TSMC에 맡기는 반도체 물량을 줄이는 반면 SMIC에 맡기는 물량은 늘리고 있어 중국 반도체 산업에서 SMIC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SMIC가 현재 5나노 공정 도입을 계획 중인 삼성전자(005930)나 TSMC 대비 기술력이 떨어지긴 하지만 하이실리콘이 설계한 보급형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은 충분히 양산 가능하다. 특히 SMIC는 올 4분기에는 7나노 공정 기반 제품을 내놓아 삼성전자나 TSMC와의 기술 격차를 1~2년 수준으로 좁힌다는 계획이다. SMIC가 지난해 3분기에야 14나노 핀펫 공정 기반의 반도체 양산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기술력을 빠르게 업그레이드 하고 있는 셈이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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