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고정거래가 보다 낮아진 D램 현물가.. 반도체 업계 불안 커진다

PC용 D램 현물가격 8일 3.27달러로 넉달만에 최저치
지난달 고정거래가 3.29달러 보다 낮아.. 현물가가 고정가 보다 낮아진 것은 올들어 처음
업계 "코로나로 반도체 시장 불확실성 커지는 모습"


PC용 D램(DDR4 8Gb 기준) 현물가격이 한달 새 꾸준히 하락하며 반도체 시장 불황과 관련한 반도체 업계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언택트’ 경제 활성화로 PC와 서버용 반도체 고정거래가격은 올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물가격 하락이 고정거래가격 하락의 전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가 크게 휘청일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8일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의 1개당 현물가격은 이날 3.27달러를 기록했다. 올 1월 15일 3.26달러를 기록한 이후 넉달만에 최저 수준이다.


특히 이날 D램 현물가격은 지난달 D램 고정거래가격인 3.29달러 보다도 낮다. D램 현물거래가격이 고정거래가격 보다 낮아진 것은 이번이 올들어 처음이다. 지난 3월만 하더라도 D램 1개당 현물가가 고정가 대비 최대 0.67달러 가량 높게 형성되는 등 가격차가 컸지만 한달여만에 가격이 역전된 셈이다.

PC용 D램은 90% 이상이 고정가격으로 거래되지만 최근 몇년간 추이를 보면 고정가격이 현물가격과 몇달간의 시차를 두고 비슷하게 움직이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주요 D램 제조사들이 현물가격 추이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PC용 D램 고정거래가가 지난달 전월 대비 11.9% 상승한 반면 현물가는 지난달 7일 고점(3.63달러) 대비 한달새 10% 가량 하락했다는 점에서 현물가와 고정거래가격 간의 명확한 비동조화 현상도 관찰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D램 구매처에서 코로나 19에 따른 경제주체들의 소비여력 감소로 향후 D램 가격 하락을 예상하며 구매 시기를 늦추고 있다”며 “레노버 등 대형업체가 주도하는 고정거래가는 재택근무 증가에 따른 PC향 수요 상승으로 오르고 있으나 소규모 업체 수요가 주를 이루는 현물가는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PC용 D램 현물가와 고정거래가 간의 차이는 그만큼 반도체 시황에 대한 시장의 불안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최근 몇년간의 추이를 놓고 봤을 때 향후 D램 가격이 널뛰기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주완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반도체 가격 급등락 시기에는 D램 현물가격과 고정거래가격 간의 격차가 확대된다”며 “현물가격과 고정거래가격이 동행하고 있다는 것은 가수요가 해소되고 수요자 및 공급자의 재고가 정상화됐음을 의미하며 비동행할 경우 반대의 해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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