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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방송되는 ‘궁금한 이야기 Y’에서 뺑소니 사고로 온몸이 부서졌음에도 고물 손수레를 놓지 못했던 ‘고물 아저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파를 탄다.
지난 4월 5일 새벽, 철원의 어느 한적한 도로를 달리던 차량 한 대가 손수레를 밀며 길 한 쪽에서 걸어가는 남자를 들이받았다.
운전자는 주변을 살피다가 아무도 없자 그대로 현장을 떠났다. 사고 1시간 뒤, 쓰러져있던 남자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일어나 손수레를 밀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로부터 3일 후인 4워 8일 이 남자는 자신의 방 안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
남자는 마을에서 재활용품과 고물을 주워 생활하던 60대의 이모 씨였다. 부검 결과 이 씨의 사인은 다발성 골절로 밝혀졌다. 목뼈와 척추뼈 등 21곳이 골절돼 있었다. 이 말은 즉 이 씨가 뺑소니를 당한 날 목과 허리뼈가 부러진 상태로 집에까지 걸어왔다는 것인데, 실제로 가능한 일인지 확인해 본다.
지적 장애 3급이었던 이 씨는 10여년 전 형의 권유로 서울 생활을 접고 철원에 정착했다. 이후 10년 동안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고물을 줍고, 마을 사람들에게 필요한 잡일도 도왔다. 누구도 이 씨의 이름 대신 ‘고물’ 또는 ‘ 이 씨’라고 불렀음에도 그는 항상 밝게 일했다.
사고 후 한 시간 동안이나 혼자 현장에 남겨져 있었던 이 씨, 힘겹게 집까지 찾아갔지만 끝내 쓸쓸히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이야기는 8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방송된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