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폐쇄된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의 한 클럽 . /성형주기자
용인 29세 환자가 방문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각 클럽에 기록된 출입자 명부의 1,936명 중 1,300명이 넘는 이들이 아직 연락조차 되지 않는 가운데, 방역당국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 새벽까지 이태원 일대를 방문한 사람에게 외출을 자제하고 증상 발생 시 진단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환자가 방문했던 클럽 뿐 아니라 이태원 소재 다른 클럽, 주점 등에서도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9일 정례브리핑에서 “서울 이태원 클럽과 관련 접촉자 조사 결과 이날 오전 9시까지 2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초발환자로 추정되는 용인 거주 29세 남성과 직장동료, 이태원 클럽 관련 사례 21명, 이들로 인한 지역사회 감염사례 4명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13명, 경기 7명, 인천 5명, 충북 1명, 부산 1명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이 28일 오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및 확진환자 중간조사 결과 등 정례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관련 확진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이태원 클럽 관련 집단감염으로 서울에서만 2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4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황금연휴기간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증상 발생 시 진단검사를 받아달라고 요청했다. 당초 2일 새벽 동선이 겹치는 사람들 위주로 진단검사를 권고했으나 그 대상과 기간을 대폭 늘렸다. 앞서 용인 환자가 이태원 클럽을 가지 않았던 지난 4~5일 클럽을 방문한 이들 중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발생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8일 오후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녀가면서 폐쇄된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의 한 클럽 ./성형주기자 2020.05.08
권 부본부장은 “4월 29일부터 5월 6일까지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분들은 보건소나 1339에 방문 사실을 신고하고 보건소의 조치사항에 따라달라”며 “이 기간 클럽을 방문했던 이들은 모두 다 코로나19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국적으로 2차 전파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태원의 특정 시설이 아니라 모든 클럽에 대해 방문자들에게 외출 자제와 검사를 권고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방문자 명단,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접촉자를 확인하고 2차 전파를 막기 위한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이날 2시 시청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지금 즉시 클럽, 감성주점, 콜라텍, 룸살롱 등 모든 유흥시설에 대해 집합금지 명령을 발령한다”며 “이 순간부터 해당시설은 영업을 중지해야 하고 위반시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명부의 부정확성, 이태원 클럽 확진자 발생이 여러날에 걸쳐있는 점, 이태원 확진자가 신촌 클럽에도 다녀간 점 등을 비춰 운영자제 권고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이태원 클럽 관련 전체 확진자 수는 최소 서울 27명, 경기 7명, 인천 5명, 부산 1명 등 40명”이라며 “출입자 명부의 1,936명 중 637명만 통화가 됐고, 나머지 1,309명은 불통이지만 경찰과 함께 반드시 검사를 받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0915A04 이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