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서울경제D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교착 장기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국면에서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을 축하하는 전문을 보냈다. 김 위원장이 집권 이후 러시아의 ‘전승절’(5월 9일)을 맞아 축하 전문을 보낸 건 2015년 이후 5년 만이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9일 김 위원장이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5주년 기념일을 맞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축하 전문을 보냈다. 김 위원장은 축전에서 “러시아 인민은 인류의 운명을 위협하던 파시즘을 격멸하는 정의의 대전에서 위대한 승리를 이룩함으로써 조국을 수호하고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지켜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조로(북러)관계는 공동의 원수를 반대하는 성전에서 전우의 정으로 맺어진 친선의 고귀한 전통을 이어 부닥치는 온갖 도전과 시련을 이겨내면서 두 나라 인민들의 지향과 염원에 맞게 더욱 발전하고 있다”며 북러 관계 강화 발전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19와 관련해서도 푸틴 대통령에게 “당신과 러시아 인민이 반드시 (코로나19 방역에서) 승리를 거두게 되기를 충심으로 축원한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5년만에 러시아에 전승절 축전을 보낸 것을 두고 정주년(5,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를 의미)을 중시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부쩍 다시 가까워지고 있는 북러 관계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집권 후 처음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후 비핵화와 대미 협상 등 외교 전반에서 협력을 강화하며 관계를 복원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푸틴 대통령이 전승절을 기념하는 메달과 증서를 리선권 북한 외무상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전날(보도 날짜 기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구두 친서를 보낸 데 이어 이날 친서를 계기로 김 위원장이 북미교착 장기화와 코로나19 진정 국면을 대비한 중·러와의 협력관계를 더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정현정기자 jnghnji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