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민 블루레오 대표가 양칫물 흡입 전동칫솔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제공=블루레오
“양칫물을 자동으로 빨아들이는 전동칫솔로 지체장애인의 구강 건강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지요. 장애인용 제품뿐 아니라 고령자나 유아의 양치질을 돕는 전동칫솔도 내놓을 계획입니다.”
구강 관리기기 스타트업 블루레오의 이승민(30·사진) 대표는 10일 서울경제와 만나 “소형 모터 제어 등 자체 기술력이 응집된 자동흡입칫솔로 새로운 장애인 보조기기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블루레오가 개발해 지난 2018년 출시한 ‘G100’은 흔히 볼 수 있는 전동칫솔에 튜브와 물 주머니가 달린 모양이다. 칫솔모가 있는 머리 부분 옆에 난 3개의 구멍으로 양칫물과 침을 흡입해 주머니로 모을 수 있다. 흡입 능력은 분당 500㎖로 1회 양칫물을 거뜬히 처리한다. 이 대표는 “칫솔 상단에 발광다이오드(LED) 라이트를 붙여 구강 내부를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장애인을 돌보는 사람을 위해 디자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승민 블루레오 대표가 양칫물 흡입 전동칫솔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제공=블루레오
점성 액체를 흡입하는 데 많은 부하를 견뎌야 하는 소형 모터도 자체 개발했다. 이 대표는 “국내외 특허출원한 50건 가운데 현재 국내 및 미국·중국 등에서 21건을 특허등록했다”며 “보조기기 기술과 노하우가 집약됐다”고 말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전동칫솔 아이디어는 이 대표의 봉사활동에서 시작됐다. 그는 “대학생 때 서울의 한 복지관에서 봉사활동에 참여했는데 장애인들이 양칫물을 뱉지 못해 봉사자들이 손으로 일일이 빼내야 하는 것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며 “물 주머니도 당시 한 사회복지사 의견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과학기술대 신소재공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학내 창업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했고 재학 중인 2016년 3월 블루레오를 세웠다. 이 대표가 전동칫솔 설계에 참여해 시제품도 만들었지만 제품 출시가 녹록지 않았다. 그는 “시제품은 내구성 등이 부족하다고 자체 판단해 전량 폐기하기도 했다”며 “흡입 제어와 음파 진동, 진동 상쇄 등 관련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면서 투자유치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블루레오는 IBK기업은행, 서울산업진흥원, 비에스케이인베스트먼트 등 벤처캐피털로부터 총 15억원 투자를 받았다.
블루레오는 기업간거래(B2B), 기업·정부간거래(B2G) 중심으로 그동안 복지관·요양원 등에 제품 5,000여대를 공급했다. 미국 전역의 군 재활병원 등에서 전동흡입칫솔을 쓸 수 있도록 미 연방조달청의 제품 등록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전 세계 일반 전동칫솔 시장 규모는 약 5조원에 달하는데 우리나라는 이제 막 성장기에 진입했다”며 “유아나 루게릭 환자 등을 위해 개발 중인 ‘G-150’과 일반인을 겨냥한 전동칫솔도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강 건강 정보 애플리케이션의 연내 출시계획도 소개한 그는 “사후치료에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나 사용자의 예방관리를 돕는 구강 건강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욱기자 hw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