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연합뉴스
공식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아직 한 명도 없는 북한이 코로나19로 경제와 민생이 악화되고 있다며 한국군의 전력 강화 사실을 맹비난했다. 한국군 감시초소(GP) 총격엔 참묵한 채 지난 8일 이후 사실상 하루도 쉬지 않고 연일 ‘내로남불’ 식 비방만 쏟아내는 모양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10일 ‘정세악화를 초래하는 무력증강 책동’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한국군의 군사력 강화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매체는 한국군이 최근 미국으로부터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RQ-4)를 도입한 사실과 중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 ‘천궁’을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인도받은 사실을 겨냥해 “남조선 군부호전광들이 동족을 겨냥한 무력증강 책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9일 치러진 2,800톤급 신형 호위함 ‘동해함’ 진수식과 같은 달 27일 한국형 합동전술데이터링크체계(완성형) 개발 의결, 2030년까지 6,000톤급 ‘한국형 구축함(KDDX)’ 개발 결정 등에 대해선 “동족과 기어이 힘으로 대결하려는 어리석은 야망의 발로”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남조선이 악성비루스 전염병(코로나19) 사태로 대혼란을 겪고 있고 경제와 민생 악화로 인민들의 고통이 날로 고조되고 있는 속에 무력증강책동에 혈안이 돼 날뛰고있는 전쟁 부나비(불나방)들의 광태는 내외의 강한 우려와 불안을 자아내고 있다”며 “앞에서는 평화와 관계 개선에 대해 읊조리고 실지에 있어서는 외세에 추종하여 조선반도(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고 정세를 긴장 격화에로 몰아가는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의 이중적 행태는 더 큰 화만을 불러올 뿐”이라고 열을 올렸다.
강원도 고성통일전망타워 인근에서 바라본 보존GP와 금강산. /연합뉴스
북한이 한국군에 비방 보도를 낸 건 이날이 처음이 아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8일에도 우리의 서해 훈련을 비난하는 보도를 실었다. 신문은 북한 인민무력성 대변인 이름으로 담화를 내고 지난 6일 공군공중전투사령부(공중전투사)가 해군2함대와 함께 서해 상공 작전구역에서 실시한 방어훈련에 대해 “더 이상 할 말을 찾지 못하게 하는 군사 대결의 극치”라고 비방했다. 신문은 “온 민족 앞에 확약한 북남(남북)군사합의에 대한 전면 역행이고 노골적인 배신행위”라며 “적은 역시 적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고 뼛속 깊이 새겨주는 기회가 됐다”고 주장했다.
9일에는 북한 대외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가 동해함 진수식, 지상·공중비상대기항공차단 훈련 등에 대해 ‘북침 전쟁 소동’ ‘대결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이 매체는 “앞에서는 대화와 평화 너스레를 떨고 뒤 돌아 앉아서는 전쟁 책동에 날뛰고 있다”라며 “남조선 군부 호전광들이야말로 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 현대판 야누스들이며 이로 인해 차려질 것은 북남관계 파국과 전쟁 위기의 고조뿐”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북한은 우리측 GP 총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3일 오전 7시41분께 강원도 비무장지대 아군 GP 외벽에 총탄 4발을 발사한 바 있다. 청와대와 우리 군은 북한이 우발적으로 사격을 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진상은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