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사태 후 방문자가 400명 선으로 급증했다는 서울 영등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가 10일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오승현기자
이태원 클럽발 2차 전파 사례도 빠른 속도로 늘면서 방역당국이 역학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1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이태원발 집단감염과 관련해 “지역사회 추가적인 전파 차단은 시간과의 싸움이며 속도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신속한 역학조사와 광범위한 진단검사로 연결고리를 찾고 추가적인 확진자를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이태원 클럽 방문자 숫자를 6,000~7,000명 정도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기존에 클럽 관련 ‘초발 환자’로 지목된 용인 확진자가 들른 지난 2일이 아닌 다른 날에도 클럽에 방문한 이들 중에서 확진자가 나오면서 조사 범위가 대폭 확대됐다.
최초 전파자나 접촉자 수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 중이다. 정 본부장은 “현재까지 역학조사 결과 용인 66번 환자와 다른 확진자 1명 등 2명이 발병한 2일보다 앞서서 발병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특히 방역당국은 빠른 전파속도를 강조하며 이에 맞는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정 본부장은 “이태원 클럽 집단발병은 밀폐되고 밀도가 높은 공간에서 밀접한 접촉으로 발생한 집단감염 사례”라며 “이달 1일 첫 발병 이후 일주일 정도 지났지만 벌써 54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고 우려했다. 이어 “7명의 확진자가 지역사회에서 가족·지인 등을 전염시켜 11명의 2차 전파 사례가 보고될 만큼 전파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전염력이 높은 특성을 보여준다”고 경계했다.
확진자와 관련된 의료시설이 4곳이나 나오면서 2차 전파 우려에 대비한 검사도 진행 중이다. 성남의료원은 1~2일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간호사가 확진됨에 따라 전체 의료인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 이태원 소재 주점을 방문한 후 확진 판정을 받은 입원 환자가 있는 인천의 한 정신병원에 대해서도 전수검사를 실시했고 아직은 모두 음성판정을 받은 상태다. 이 밖에도 제주도의 의원 1곳과 병원 1곳을 더하면 2차 전파에 대비해 총 4개 의료시설을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날 방역당국은 유흥시설과 종교시설 등 고위험 시설을 중심으로 감염 확산 우려가 지속해서 제기되는 것과 관련, 시설별로 위험 평가에 기반해 세부지침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정 본부장은 “위험도 평가를 토대로 시설을 유형별로 분류해 위험도에 따른 정교한 지침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확진자 중 약 30%가 무증상 감염자인 것을 언급하며 이태원 클럽 방문자 및 접촉자는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진단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도 “접촉자가 비난을 두려워하고 진단검사를 기피하면 그 피해는 우리 사회 전체가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이라면서 “4월 말부터 5월6일까지 이태원 인근에서 활동하신 분들은 클럽 출입 여부와 관계없이 가까운 보건소나 선별진료소를 방문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