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고용복지플러스센터 /연합뉴스
지난달 구직급여 지출 규모가 9,933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33% 늘었다. 당정청이 ‘전 국민 고용보험’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고용보험기금 재정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11일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2020년 4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구직급여 규모는 9,933억원으로 집계됐다. 구직급여 지출 규모가 사상최대치를 경신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3개월 연속이다. 고용부는 “신규신청자 증가와 지급기간 연장, 수혜금액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직접 타격을 받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구직급여를 신청했다. 업종별 신규 구직급여 신청자 수는 △제조업 2만2,000명 △도소매업 1만6,300명 △사업서비스 1만5,700명 △보건복지업 1만3,900명 △건설업 1만3,700명 △숙박음식업 1만2,700명 등이었다. 제조업이 2만2,000명으로 이례적으로 2만 명 선을 넘겼다. 자동차 업계 중심의 구조조정과 코로나 19로 발생한 수출 감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취업 등에 따른 고용보험 가입자 통계를 보면 청년층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29세 이하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4만7,000명 감소했고 30대의 경우도 5만7,000명 줄었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20대 청년층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치가 3월 감소 전환 후 감소폭이 확대돼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어렵다”고 설명했다.
고용보험기금 고갈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월별 구직급여 지출액 규모가 1조 원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권 실장은 “다음 주에 지출이 1조 원을 넘길지는 모르겠지만 연간 12조 원이 나갈 가능성이 있다”며 “금년에는 9조 후반 대 정도로 본 예산에 반영했는데 예산이 그것보다는 초과될 것 같아 3차 추경 때 예산 반영을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구직급여 지출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용보험제도상 이직확인서 접수·구직급여신청·대기기간 등을 거치면 1~3개월 뒤에나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3월 실업의 영향은 4~5월에나 나타나게 된다. 더구나 구직급여 통계는 고용보험에 가입된 근로자만 잡히기 때문에 특수고용종사자·자영업자의 타격은 반영되지 않는다. 실제 고용사정은 이번 통계보다 더 악화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한편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이는 국민취업지원제도의 시행 시기에 대해 고용부는 올해 말~내년 초 정도로 예상했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중위소득 50% 이하의 18~64세(18~34세는 120% 이하)에게 구직촉진수당을 월 50만원씩 6개월간 주는 방안이다. 일부 자영업자를 제외하면 근로자만 혜택을 보는 고용보험과 달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어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프리랜서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 지원이라는 목표에 맞다.
/세종=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