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까지…패션기업 화장품 진출 붐 왜

시장 한계에 '화장품' 새 먹거리로
한섬, 기능성 클린젠 지분 51% 인수
타임·마인 등 프리미엄 이미지 업고
내년 고품격 스킨케어 브랜드 선봬


패션 기업의 화장품 사업 진출 행렬에 한섬이 막차를 타고 뛰어들었다. 한섬은 기능성 화장품 전문기업 ‘클린젠’의 지분 인수를 통해 내년 초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를 론칭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SI), LF, 코오롱FnC 등 주요 패션기업의 ‘뷰티’ 진출을 관망하던 한섬은 국내 패션 시장이 한계점에 이르고 특히 SI가 비디비치 등을 통해 뷰티기업으로도 자리를 잡아가자 마침내 뷰티 시장에 발을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한섬은 기능성 화장품 전문기업 ‘클린젠 코스메슈티칼(클린젠)’의 지분 51%를 인수해 화장품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클린젠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클린피부과’와 신약개발전문기업 ‘프로젠’이 공동 설립한 회사로, 미백·주름·탄력 등에 효과가 있는 고기능성 화장품 개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한섬은 클린젠에 타임, 마인 등 기존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의 고품격 이미지를 투영해 ‘프리미엄 스킨케어’를 출시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한섬은 지난해 2월 사업목적에 화장품을 추가 시켰다. 업계에서는 경쟁 패션기업의 뷰티 시장 진출 성과를 지켜보던 한섬이 마침내 ‘스킨케어’로 방향을 잡고 화장품 사업에 발을 딛은 것은 뷰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봤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SI의 비디비치다. 비디비치는 정유경 사장의 뚝심이 빚어낸 성과다. 2012년 SI가 인수할 당시 매출이 19억원이었던 비디비치는 지난해 2,000억원을 돌파했다. 이 때문에 SI의 전체 매출 대비 화장품 사업의 매출 비중이 30%에 육박한다. 2018년 첫 선을 보인 자체 브랜드 연작은 일각에서 비슷한 콘셉트의 ‘설화수’에 밀려 성장성이 크지 않다고 전망하고 있지만 중국 시장에서 충분히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게 SI의 입장이다.

뒤늦게 진출한 LF와 코오롱은 아직 뷰티기업으로 입지는 약하다. LF는 2018년 남성 화장품 브랜드 ‘헤지스 맨 룰’을 출시했고 지난해 10월에는 여성 화장품 브랜드 ‘아떼(ATHE)’를 론칭하기도 했다. 아직 SI에 비해 뚜렷한 성과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코오롱FnC가 사이언스 스킨케어를 표방하며 내세운 ‘엠퀴리’ 역시 고전을 겪다가 리뉴얼 작업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섭의 뷰티기업 진출에 마냥 긍정적인 예측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한섬 관계자는 “ 내년 초 론칭 예정인 한섬의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등 주요 백화점 매장에서 우선 판매를 시작한 뒤, 향후 온라인과 면세점 등으로 판매 채널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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